청와대와 민주당에 따르면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은 14일 밤 민주당 노웅래 대표 비서실장과의 전화통화에서 3자회담 진행과 관련, 국외순방 결과 보고회를 먼저 30분간 진행한 뒤 1시간 동안 3자회담을 하자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 회담의 투명한 공개를 위해 청와대와 새누리당, 민주당의 비서실장 3인이 배석하며, 순방 보고회와 3자회담을 국회내 ‘사랑재’ 내부에서 방을 바꿔가며 (큰 방에서 작은 방으로) 진행하자는 입장도 전했다.
특히 티셔츠 차림으로 노숙투쟁을 하고 있는 김한길 대표에 대해 “넥타이에 정장차림으로 와달라”고 ‘드레스 코드’까지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이 같은 제안에 민주당측은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3자회담 우선 진행, 3자회담 시간 연장, 3자회담과 귀국보고회의 국회내 별개 공간 진행을 역제안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박 수석은 회담을 수용하겠다는 김 대표의 이날 오후 2시 기자회견 직후 노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청와대의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의 복장과 관련, “넥타이에 정장 차림이 회담에 임하는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노 비서실장은 “청와대측은 ‘윗분의 지침’ 이외에는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며 “회담 제안에서부터 진행방식 결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일방통행식 ‘불통’과 ‘비정상’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핵심 인사는 “임금님이 신하 알현을 해주겠다는 식”이라면서도 “우리가 회담 진행방식 때문에 회담 자체를 틀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대표의 복장에 대해 박용진 대변인은 “고등학생에게 등교복장 지시하듯 드레스코드까지 지정해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김 대표의 회담시 옷차림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의제에 대해서도 청와대측이 “(사전) 협상으로 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는 뜻을 전해 조율 작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정 전반에 대해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고 한 만큼, 구태여 사전에 의제를 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회담 공개 수위와 구체적 방식도 아직 세부 조율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