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조종사와 관제사들이 때아닌 영어 공부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건설교통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국제선 조종사와 관제사들은 2008년 3월까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정한 영어 구술능력 4등급 이상의 영어 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국제선 업무를 계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건교부는 ICAO의 새로운 영어능력 기준에 따라 항공 종사자들에 대한 영어능력 시험의 구체적인 방법과 기준 등을 정한 항공법 개정안을 마련했으며,개정된 항공법은 내달부터 시행된다.
건교부가 조만간 공인 영어능력 시험을 선정하면 국제선 조종사들은 개정 항공법이 시행되는 내달부터 시험을 볼 수 있다.
문제는 영어실력을 짧은 기간 갑자기 끌어올린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데 조종사 중 연차가 높은 대형기 조종사의 경우 현재 영어 능력이 4등급 이하 수준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자체 영어능력 평가 결과 조종사 1천600여명 중 100여명이 ICAO 기준 4등급 이하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100여명은 대부분 정년을 앞둔 베테랑 조종사들로, 대한항공은 2008년 이후매년 15-30명씩 정년을 맞는 이들 조종사의 영어교육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특히 조종사들은 최근 열린 노사협의회에서 영어 시험비용 지원 및 학원 수강을위한 비행 스케줄 조정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난색을 표명해 영어능력 시험 문제가 자칫 노사 문제로 비화될 조짐이다.
항공교통관제소와 서울, 부산 지방항공청 소속 관제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450여명의 관제사 중 국제항공 업무를 보는 관제사는 250명 정도로, 건교부는 연초부터 이들을 상대로 원어민 강사의 단계별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건교부는 일단 올해까지 국제선 종사자의 30%를 합격권에 올리고 내년말까지 85%를 4등급 이상 수준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항공기 조종사와 관제사들은 영어 능력 수준이 ICAO의 요구 수준 이상이지만 연차가 높은 항공 종사자들은 후배들에 비해 영어 구사 능력이 다소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2008년 3월 이후에도 4등급 이상을 받지 못하는국제선 종사자들은 국내선 인력으로 돌리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