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축산기반이 흔둘린다

축산농가가 붕괴직전에 있다. 작년 5월 이후 불어닥친 닭·계란값 폭락에다 서해안 구제역 파동, 수출중단에 따른 돼지값의 급락 등이 겹치면서 국내 축산농가기반이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특히 내년 쇠고기수입 전면개방될 예정이어서 국내축산농가는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놓여있다. 양계농가의 경우 계란값이 지난해 4월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고 육계값도 1년새 30%이상 곤두박질 쳐 대부분 농가가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다. 구제역 태풍을 만난 소·돼지 사육농가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일본·타이완의 국내산 돼지고기 수입중단으로 올해 최소 3억달러이상의 수출차질이 불가피하고 가축이동통제등에 따른 생산활동 위축으로 농가의 피해 규모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양계농가=작년 4월 특란(60G) 10개에 1,000원을 웃돌던 산지 계란값이 현재는 460~480원에 머물고 있다. 수요는 그 자리인데 산란계의 과잉사육 때문이다. 국내 수요를 감안할 때 적정한 산란계의 수는 4,600만수정도이나 현재 5,200만수에 달해 600만수이상 초과사육되고 있는 실정이다. 용인시 남사면에서 양계농을 하는 천강균씨는 『5만마리정도를 기르는 농가의 경우 한달평균 2,000만원정도 적자가 나 가구당 수천만원~수억원에 달하는 빚은 갚을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육계 사육을 하는 최길영(경기도 화성군 장안면)씨는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빚을 내 빚을 갚는 악순환이 초래되고 있고 심지어는 빚을 갚기위해 공공근로사업에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한우·돼지농가=4일 현재 나주공판장에서 거래된 돼지가격은 100㎏기준 14만8,000원으로 구제역 발생전의 18만6,000원보다 20%나 하락했다. 이는 일본이 최근 한국산 육류 통관보류조치를 취함에 따라 돼지고기 수출길이 막히자 양돈농가들이 경쟁적으로 홍수출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제역파장과 내년 쇠고기 수입 전면개방 등으로 최근 산지소값은 지난 97년 소값파동때 가격인 평균 243만원(수소 500㎏기준)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한우농가의 집단파산까지 우려된다. 충남 홍성군 장곡면에서 양돈업을 하는 최을룡씨는 『돼지는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데 출하는 제한돼 있고 정부정책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며 『매일 대책회의만 할 게 아니라 빨리 소비자 불안심리를 차단해 농민과 관련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오철수기자CSOH@SED.CO.KR 입력시간 2000/04/05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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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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