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한인관광업계 된서리/고달러로 매출 급감

◎유학생·주재원도 내핍생활【로스앤젤레스=연합】 한국의 금융위기 여파로 원화의 대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본국으로부터 송금받는 유학생들과 지·상사 주재원들은 물론 한국관광객을 상대로 영업하는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의 관광·호텔업계가 전례없는 타격을 입고 있다. 지·상사 직원들은 지난 달 원화 환율 1천원선이 무너지면서부터 당장 수출입계약이 지연되고 미국내 바이어들의 주문취소와 가격인하 요구가 빗발치고 봉급 송금액마저 크게 줄어들어 어려움이 겹치고 있다. 원화가치가 지난 며칠 새 최고 1천3백원대까지 폭락하자 미국내 공관원들과 지·상사 주재원들은 『앉아서 30% 감봉을 당하고 있다』고 푸념을 하면서도 고국의 사정에 맞춰 출장과 접대비를 줄이고 생활비도 원화로 계산해서 지출하는 등 초긴축 자세로 위기를 넘기고 있다. 유학생들의 생활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일부 부유층 자녀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은행에서 송금된 돈을 찾을 때마다 죄를 짓는 기분』이라며 송금액수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고 있다. 학비는 물론 생활비 전액을 고국으로부터 송금받는 일부 유학생과 언어연수생, 조기유학생들의 경우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중3 맏아들을 로스앤젤레스의 사립학교에 유학시키고 미국에 남아 뒷바라지를 하고 있는 주부 최모씨(42)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남편과 싸우다시피 우겨 미국 학교에 간신히 입학시켰는데 환율이 이렇게 올라가니 생활비 보내라는 말이 안 나온다』며 『1년치 등록금을 냈지만 내년 봄까지는 귀국해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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