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선희씨는 최근 결혼식에 갔다가 흡족해 돌아왔다. 당사자측에서 답례품으로 한과세트, 모듬 떡, 고급 우산 등 3가지 상품을 마련, 축하객들이 원하는 선물을 선택해서 가져갈 수 있게 배려했기 때문. 김씨는 선택의 기회를 넓혀주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이 같은 문화가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물을 받는 사람이 여러 품목 가운데 직접 한가지를 고를 수 있는 선택형 선물제가 백화점에서도 등장했다.
현대백화점은 29일 올 설 새로운 개념의 선물인 ‘마이 초이스 기프트(My Choice Gift)’를 업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My Choice Gift는 보내는 사람이 선물을 선택하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받는 사람이 선물을 선택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형 선물세트다.
즉 보내는 고객이 My Choice Gift 선물세트를 선택하고 주문하면, 백화점에서는 받는 고객한테 전화, 이메일, 우편 등을 통해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선택을 돕는 제도다.
My Choice Gift는 ‘감사의 선물(25만원)’, ‘정성의 선물(15만원)’ 두 가지. 품목은 정육, 굴비, 건식품, 과일, 와인 등 6가지 중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감사의 선물’은 화식한우 세트, 녹차 곶감말이 세트 매호, 알배기 굴비 죽호, 자연 건조 해풍멸치 매호, 다반 화고세트 매호, 칠레 와인으로, ‘정성의 선물’은 구이용 세트, 청과 초이스 세트, 봉옥 곶감 세트, 견과 정성 세트 매호, 프랑스 와인, 국내산 참굴비 송호로 이루어졌다.
현대백화점측은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15만원과 25만원을 가격대로 선정했고, 품목도 정육, 청과, 굴비 등 인기품목 중 매출이 가장 많았던 세트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측은 최근 답례품부터 비롯해서 선택형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받는 사람을 배려한다는 것으로, 주는 사람이 일방적으로 선물을 정해서 보내주는 우리 문화에서는 좀 생소하지만,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어서 My Choice Gift를 도입하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상품권이라는 수단이 있긴 하지만 웬지 현금으로 여겨져서 부담을 갖는 사람들도 많은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최보규 부장은 “받는 사람을 배려한다는 취지를 살릴 수 있고, 보내는 사람도 선물선택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다”며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다소 낯설지만 발상의 전환이란 측면에서 호응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