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객은 왕”서 “고객 만족”으로(미 유통업계 변신 시동)

◎교환·환불·예약제 등 서비스경쟁/대형업체매장 이웃에 모여 시너지 효과/식품·공산품 한자리 원스톱쇼핑 도와미국 유통업체의 매장에서는 「고객만족」과 관련한 문구가 어디에서나 눈에 띈다. 어떤 유통업체든 「고객만족의 극대화」가 최대 지상과제임을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얼마전까지만도 유통업체들이 「고객은 왕」이란 상징적 의미를 내세웠던 것에 비하면 현재 고객만족운동은 한 차원 높은 마케팅전략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월마트」 매장 계산대 옆에는 월마트 창업주인 샘 월튼이 강조한 「월마트의 사장은 고객이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으며 매장 곳곳에는 점장 사진과 함께 「만족보장­당신이 만족하지 않으실 경우 기꺼이 교환해 드리거나 환불해드립니다」라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슈퍼 K마트」 매장 외벽에도 「최저가격이 보장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휴스턴에 위치한 하이퍼마켓 「오샹」은 주차장 한켠에 쇼핑용 카트를 자물쇠를 채워 일렬로 세워두었다. 이를 이용할때 25센트를 내고 이용한후 다시 25센트를 되돌려 받도록 돼 있었다. 오샹은 또 한가한 시간대에 50여개의 계산대중 10여개만 가동하다 고객수가 다소 많아지면 즉시 가동 계산대를 늘리는 민첩성도 발휘했다. 또 월마트, K마트등 대부분의 업체들은 60∼90일까지 교환·환불이 가능하다. 매장 곳곳에 교환·환불과 관련한 내용을 안내, 소비자들이 신뢰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교환 환불제도, 상품예약제도, 카트 사용제도 등 한마디로 치열한 고객만족 서비스 경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가격경쟁을 통해 고객을 유인하는 우리나라 신업태(할인점) 업체들과 질적인 차이를 느낄수 있는 대목이었다. 미국은 대형 유통매장이 2∼3개 이상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땅이 넓다는 이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형점이 한데 모여 있으면 업체 입장에서는 그만큼 집객효과가 크고 고객 입장에서는 원스톱쇼핑이 손쉽다는 이점이 있다. 대형 백화점들도 도심 또는 외곽에 한데 모여 거대한 쇼핑몰을 형성하고 있다. 휴스턴 다운타운에는 「메이시스」 「JC 페니」등 백화점과 수십개의 세계 유명브랜드 전문점들이 모여있는 「갤러리아21」이라는 쇼핑몰이 자리잡고 있다. LA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외곽지역 코스타메사도 대형 쇼핑몰로 유명하다. 의류메이커들의 전문할인매장들이 모여있는 팩토리 아웃렛도 마찬가지 형태다. LA 외곽 곳곳에는 최소 50개에서 1백개에 이르는 의류 및 잡화(구두, 액세서리, 화장품, 의약품 등) 메이커들의 할인매장이 모여 있어 아웃렛으로 운영되고 있다. 의류를 싸게 사고 싶은 소비자들은 언제라도 외곽으로 나가면 여러가지 브랜드의 제품을 한곳에서 최고 50%까지 싸게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슈퍼센터와 함께 유망업태로 떠오르고 있는 카테고리킬러(전문 할인점) 역시 특정품목에 대한 선택폭은 넓은 반면 원스톱쇼핑이 어렵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데 모여 있는 경우가 많다. 휴스턴에서도 완구 카테고리킬러인 「토이저러스」, 스포츠용품 카테고리킬러인 「빅5」가 나란히 붙어 있다. 식품과 공산품을 한자리에서 구매(원스톱쇼핑)하고 싶어하는 고객 욕구에 부응해 디스카운트스토어가 슈퍼센터로 전환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인 셈이다. 고객만족 경영이야말로 국경과 시대를 초월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업의 핵심전략임을 새삼 확인한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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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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