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학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11일 상장사협의회가 63빌딩에서 개최한 상장회사 최고재무담당자(CFO) 조찬강연회에서 "주가를 결정하는 요인은 배당보다 이익"이라며 "이익이 수반되지 않는 배당은 단기 주가 상승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와 회계법인 등에서 50여명의 재무담당임원(CFO)이 참석했다.
최 교수는 이날 론스타의 극동건설 인수와 금호아시아나의 대우건설 인수 등을 예로 들며 고배당이 주주들의 지분가치를 올리기 위해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이 적자 상황에서도 1조7,500억원을 배당과 유상감자로 유출시켰고 론스타도 극동건설 인수 후 당기순이익의 97%에 달하는 배당을 지급하기도 했다"며 "배당을 많이 주는 것이 선진경영기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많은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단기 성과를 지급하기보다는 연구개발(R&D) 등에 투자해 이익을 많이 내는 것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의 배당률이 선진국보다 낮다고 하지만 실제로 이익 대비 배당률은 당기순이익의 약 30%선으로 미국 기업과 큰 차이가 없다"며 "배당을 한 번 높인 후 내릴 경우 주주의 반발도 심하고 효과는 단기에 그친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로 최근 기업은 배당을 늘리기보다는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가를 올리고 있다"며 "주식가치를 높이려면 배당보다 열심히 투자해 이익을 잘 내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