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절대수, 또 절대수

제3보(29∼41)


백32로 벌리면서 최철한은 기분이 괜찮았다고 한다. 백32는 그러잖아도 백이 벌리고 싶어 몸살을 하던 자리였다는 것. 물론 흑29는 좌변의 백진을 위협하는 고지의 위치에 있지만 자칫하다가는 공중에 뜬 곤마가 될 수도 있으므로 백으로서는 환영이라는 얘기였다. 흑33으로 모자를 씌운 수순은 흑29의 체면을 살린 일관성있는 구상. 이 수로 참고도1의 흑1에 붙이면 이젠 백이 2로 젖혀버린다. 흑9까지가 필연인데 이 코스는 분단된 백이 쉽게 안정되었으므로 실전보 흑29로 움직인 수가 아무 효력을 얻지 못한 결과가 되고 만다. 백34로 움직여서 때이른 난전이다. 흑으로서는 상변쪽에서 실리의 손실(백에게 32의 전개를 허락했으므로)을 입은 입장이므로 좌변의 백 2점을 공격하여 뭔가 보상을 받을 심산이다. 흑35 이하 41은 모두가 절대수들이다. 수순 가운데 백38은 쟁탈의 급소. 이 수를 등한히 하고 참고도2의 백1로 먼저 두었다간 흑2를 역으로 당하여 백이 걸려든다. 백3이 불가피한데 흑4로 씌움을 당하고 나면 좌변의 백 3점은 움직일 방도가 없게 된다. 이 바둑은 타이중의 랜디스호텔에서 두어졌다. 현지의 검토실은 비교적 한산했다. 이틀 전 준결승전을 치를 때까지만 해도 북적였는데 준결승에서 하네와 요다가 패하자 일본선수단은 거의 귀국했고 한국선수 중에서도 1회전에서 패한 이창호와 박영훈이 귀국했다. 검토실에는 한국선수단 단장인 조훈현과 2회전에서 탈락한 김성룡이 대만 기사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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