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선언한 SK그룹이 향후 2년 동안 지주사 요건을 맞추기 위해 계열사간 지분정리에 여념이 없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를 지배하게 될 SKC&C 지분 45% 등을 포함해 대거 매각되는 SK 계열사들의 지분들이 어디에 팔릴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SK그룹에 따르면 오는 7월1일 지주회사로 출범하는 SK홀딩스(가칭)는 SK에너지화학(가칭)을 비롯, 총 7개의 자회사를 거느린다.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자회사 이외의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2년 유예기간 동안 자회사와 손자회사들의 지분을 말끔히 정리해야 한다. 이에 비하면 SK홀딩스가 자회사 요건인 20% 지분 보유를 위해 SK에너지화학 주식 약 3%를 추가로 사야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작업이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SKC&C 지분 처리. 현재 SKC&C는 최태원 회장이 44.5%, 최 회장의 여동생 최기원씨가 10.5%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45%는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가 각각 30%, 15%를 쥐고 있다.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는 이 지분을 2년 안에 해소해야 한다. SKC&C는 지주회사인 SK홀딩스를 지배하는 핵심기업인데다 연간 2,000억원가량의 순이익을 내는 우량기업이다. 이 때문에 최 회장 등은 55%의 지분으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나머지 지분(45%)을 아무렇게나 처리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호적인 곳에 팔게 될 것”이라며 “주식시장에 팔지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우선 현금여력 등이 충분하다는 전제 아래 이 지분을 SKC&C가 다 사들이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또 지주사에서 제외된 SK케미칼이나 SK건설 등이 이 지분을 가져갈 수도 있다. 우호적인 제3자도 가능하다. 아울러 증권가에서는 지분 분산매각 효과가 있는 상장설도 나온다. SK네트웍스의 자회사이며 SK홀딩스의 손자회사인 SK증권은 2년 안에 지주사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SK네트웍스는 SK증권의 22.4%, SKC는 12.2%를 갖고 있다. 일부에선 SK증권을 SK그룹에서 제외시켜 아예 매각하는 게 아니냐고 예측하고 있지만 지주회사 체제 밖에 있는 SKC&C나 SK케미칼ㆍSK건설 등이 이 지분을 사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다. SK그룹 관계자는 “섣불리 SK증권이 그룹에서 떨어져 나간다고 단정지어서는 안 된다”면서 “여러 방안이 있다”며 이 같은 가능성을 시사했다. SK네트웍스와 SKC가 보유하고 있는 SK해운 주식 18%와 10%도 각각 매각해야 한다. 또 SKC의 워커힐호텔 지분 7.5%도 매각 대상이다. 이와는 달리 SK텔레콤은 비상장 자회사인 TU미디어(29.3%)와 이노에이스(14.3%)의 지분율을 4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도 자회사인 엠파스의 지분을 24.4%에서 100%로 다 사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