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부 "골프장 250개 신규허가"에 은행선 대출 조인다

"수익성악화" 만기연장 거부·회수도

정부가 250여개 골프장을 신규 허가해 5만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내총생산(GDP)을 0.5%포인트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자금을 지원해야 할 은행들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오히려 골프장 대출을 회수하고 만기연장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허가가 나더라도 골프장 건설자금을 빌리기가 쉽지 않아 정부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전망이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형 은행인 A은행은 최근 정부의 골프장 추가허가 발표가 나오자 각 지점에 공문을 보내 골프장 대출 취급시 만기를 2년 이상으로 설정하지 말고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할 것을 지시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골프장 대출을 특별 관리할 것을 권고했다. A은행의 골프장 담당 심사역은 “우리나라의 적정 골프장 수는 400여개 정도”라며 “이미 200여개가 운영되고 있는데 여기에 250개를 추가로 허가해주면 모두 450개로 적정 숫자를 초과하게 돼 골프장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허가한 골프장이 완공되는 오는 2006년 이후에는 공급과잉으로 골프장들이 경영난에 빠질 수 있다”며 “꼭 대출해줘야 하는 경우에도 만기는 2년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이 분석한 골프장 수익자료를 보면 현재 18홀 골프장을 기준으로 연간 순이익이 약 30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50개 골프장이 신규 허가되면 순이익은 약 10억원 안팎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회원권을 팔아 자금을 조달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신규허가로 회원권 가격이 폭락할 경우 골프장의 재무구조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부 시중은행의 경우 수도권 외곽에 자리잡아 접근성이 떨어지는 골프장에 대해서는 이미 대출을 줄이고 매출채권 등 담보 없이는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골프장 대출을 확대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높아졌다”며 “앞으로는 제2금융권에서 골프장 대출을 취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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