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민상기 성수대교 현장소장·현대건설 이사(인터뷰)

◎휴일도 잊은채 2년반 강행군/볼트,용접부위까지 직접챙겨『자고 일어나면 조금씩 다리모양을 갖춰가고 있는 성수대교를 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고 기쁨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리가 다시 이어진 지금, 완공의 기쁨보다는 붕괴사고의 아픔이 더 진하게 남아있습니다.』 성수대교 복구공사 현장소장인 현대건설 민상기 이사(50)는 지난 2년반 동안 휴일도 없이 매달린 공사를 끝내며 붕괴사고의 희생자를 떠올린다. 민이사는 69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이래 경부고속도로 교량공사부터 말레이시아 페낭대교, 사우디아라비아 쥬베일산업항 등 국내외 대형 교량공사를 도맡아왔다. 이 때문에 성수대교 복구공사를 맡으면서도 일 자체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이 공사에 쏠린 주변의 시선이었다. 『성수대교가 무너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한 사람의 토목인으로서 죄책감이 앞섰다』는 민이사는 『공사기간 내내 다리 옆 올림픽대로를 지나가는 자동차 안에서도 공사현장을 향해 손가락질 하는 것 같았다』며 자신을 짓눌렀던 압박감을 털어 놓았다. 이같은 부담은 민이사를 비롯, 현장의 전 직원들이 설날과 추석만 빼고 공사에 매달리게 만들었다. 민이사는 볼트나, 용접부위 한 곳까지 직접 챙겼다. 95년 9월 홍수로 한강 둔치의 현장사무실이 잠겼을 때 성수대교 위에 콘테이너를 설치하고 물 한가운데 갇힌 채 5일동안 공사현장을 지켰다. 타워크레인에 매달려 거의 물 속에 잠긴 현장사무실의 중요서류와 집기를 꺼내기도 했다. 공사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은 상판교체에서 전면재시공으로 바뀐 것이다. 당초 떨어진 트러스와 상판부분만 교체해 재개통하려고 했으나 논란 끝에 전면 재시공으로 바뀌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이번 공사에서도 주민들의 민원이 생겨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재개통 후 소음이 커질 것을 예상한 일부 주민들이 방음벽과 방음창 등을 요구하며 공사에 이의를 제기한 것. 공사과정에서 통행이 불편해진 주민들의 민원도 있었다. 이번 공사에 투입된 연인원은 10만여명. 현장에 상주한 직원은 20여명 남짓으로 모두 현대건설의 각 현장에서 가장 뛰어난 토목기계기술자들이다. 민이사는 『이들이 가족을 돌볼 시간이 거의 없었다』며 『그동안 참아준 직원들의 가족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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