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양극화 문제의 심각성/김광희 중소기업연 연구위원(여의도 칼럼)

최근 3·4분기중 중소기업의 동향을 보면 생산, 매출, 채산성 등에서 모두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하에서 금리상승, 환율불안 및 국제수지악화, 증시불안등 최근의 경제여건으로 볼 때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당분간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그러나 이러한 단기동향적 어려움보다도 더욱 심각한 것은 장기구조적 문제의 심각성이다. 단적으로 중화학공업과 경공업간 및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전까지는 경기가 호황기에는 대기업도 중소기업도 호황을 누리고, 경기가 침체기로 접어들면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침체를 겪는 동반추세였으나, 지난 94년이후 부터는 그렇지 않은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의「95년 광공업통계조사」에서도 이와같은 양극화현상은 더욱 심화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생산성 측면에서도 80년대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90년대 들어서면서 줄곧 그 격차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현상의 지속이 문제시되는 것은 국민경제상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부문의 생산성 및 고용흡수력 저하로 우리 경제 전체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고용기반이 약화된다는데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양극화현상이 지속됨으로써 자금·인력 등 생산요소의 편중도 심화시켜 양극화의 고착화 및 그로 인한 경제의 불안정성 가중이라는 악순환도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부문간 격차의 해소, 특히 우리의 산업구조상 중소기업부문의 성장이 산업간 및 산업내 구조고도화, 그리고 경제전체의 분업효율성 제고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당위적 문제를 고려할 때, 대·중소기업간 격차의 확대 현상은 우리 경제의 선진화에 큰 장애요소가 될 것이다. 이전과 같이 어느 한 부문의 고도성장이 저성장 부문을 무마하여 총량지표상으로 성장하면 되지 않느냐는 논리는 더 이상 타당하지도 않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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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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