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허리가 자주 아픈 정모(36)씨는 주변의 조언에 따라 운동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달리기를 하기로 했다. 먼저 좋은 운동화를 구입하고 두툼한 양말도 신고 가뿐한 마음으로 달리기를 했다. 며칠을 했는데도 좋아지기는커녕 오히려 허리가 더 아팠다. 이후 속도를 줄여 다시 달리기를 했지만 여전히 허리 통증은 가시지 앉았다. 며칠 후 병원을 찾은 그에게 나는 “달리기가 보통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약이 될지 몰라도 허리 아픈 사람에게는 독이 되니 삼가는 것이 좋다”며 “허리가 약한 사람은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빨리 걷기를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내 조언대로 빨리 걷기를 몇 달 한 결과 허리의 근력이 많이 튼튼해졌다면서 만족해했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으로 달리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체력과 상태를 생각하지 않고 바로 달리기를 시작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달리기는 전신운동으로 심폐기능을 증진시키고 살을 빼주는 등 많은 장점을 가지기는 했으나 의외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운동은 아니다. 왜냐하면 달리기는 몸으로 뛰는 충격이 그대로 관절이나 디스크에 전달돼 무리를 주기 때문에 척추 디스크나 무릎관절의 퇴행을 촉진하므로 요통환자나 척추 수술을 받은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이에 반해 걷기 운동은 모든 연령층, 다양한 건강수준에서 특별한 기술과 장비 없이도 할 수 있다. 빨리 걸을 때는 반드시 쿠션이 있는 양말과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다. 빨리 걷기는 중력이 전혀 걸리지 않는 수영이나 중력이 너무 많이 걸리는 달리기보다 척추에 적절한 중력을 주어 강화시키므로 허리 건강 유지와 요통 예방, 그리고 척추수술 후의 몸조리에 좋다. 45세가 넘은 정상인에게도 달리기보다는 빨리 걷기를 권한다. 물론 이때는 땀이 나도록 걷는 것이 중요하다. 장지수(김포공항 우리들병원장, 신경외과 전문의) woorid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