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 간부직원이 암투병 끝에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는 외교부 특별채동 파동 이후 격무에 시달려 왔고, 한 달여 간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1일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외교부 기획조정관실의 인사제도팀장인 원모(45)씨는 이날 새벽 강남구 일원동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외교부 관계자는 “원 팀장은 조직을 위해서 정말 열심히 일했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유가족을 도울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팀장은 지난 10월 말 몸이 갑자기 나빠져 병원에 입원했고 건강검진 결과 지난달 3일 폐암 판정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원 팀장은 지난 9월 초 유명환 전 외교 장관 딸의 특채 사태가 불거진 뒤 행정안전부의 인사감사, 국회 국정감사, 인사쇄신안 마련 등 업무가 폭주하면서 쉴새 없이 일해왔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영국, 카자흐스탄 등에서 근무해오면서 책임감이 강한 외교관으로 인정받아왔고 이번 특채 파동 이후 주말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헌신적으로 일해왔다는 게 주위 사람들의 전언이다. 더구나 인사제도팀장은 유 전 장관의 특채 사태와 직접 관련이 별로 없는 직책임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비판에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의 한 간부는 “건강했던 직원인데 특채 파동 때 격무에 시달리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몸이 안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원 팀장의 초등학교 6학년생인 아들은 지난 달 중순 병실에 누워있는 아빠를 보고 ‘아프고 힘없는 우리 아빠를 구해주고 도와주세요’라는 내용의 편지를 김성환 외교장관에게 보내 주위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