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변해야 산다”/임채민 통상산업부 철강금속과장(특별기고)

◎내수급감,성장률 밑돌아 환경규제 등 여건변화/구조조정 ‘발등의 불’우리 주위의 모든 것들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크게는 세계질서가 바뀌고, 일상에서는 무수한 변화가 거듭되고 있다. 이제 이 모든 변화의 끝을 짚어보려는 시도가 무망하게 느껴질 지경이다. 이처럼 연속적이고 동시다발적인 변화가 산업에 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그것은 말할 필요없이 산업도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는 요구일 것이다. 이제 어떤 산업이든 전환기가 따로 없다. 기업가든, 근로자든, 정책에 관여하는 사람이든 매일매일 무언가를 바꾸기 위해 탐구하고 행동해야 한다. 물론 여건이 달라지기에 앞서 먼저 스스로를 바꾸는 능동적인 변화가 더욱 소중하다. 이러한 대응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유연한 사고와 정확한 예측능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우리 철강산업에 주어진 과제 또한 다를 바가 없다. 먼저 시야를 넓히고 상황을 정확히 분석해야 한다. 선진국의 철강산업이 되살아 나고 있다. 일본의 철강산업은 변함없이 건재하다. 이웃 중국은 세계 제1위의 철강대국 자리를 계속 유지해나갈 것이다. 개도국들은 지금 이 산업을 일으키는데 막대한 돈과 정력을 쏟아 붓고 있으며 러시아와 동구권의 철강산업도 세계시장으로 나오고 있다. 국제적인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각국 철강산업은 저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우리도 기후변화협약에 의해 온실가스 배출제한을 받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며 자칫 엄청난 산업구조조정이 뒤따라야 할 지도 모른다. 이런 가운데 우리 철강수요의 증가세는 지난날 같지 않다. 세계 철강수요의 둔화와 함께 우리 철강수요 증가율도 이제 경제 성장률을 밑돌기 시작했다. 올들어 불황탓도 있겠지만 철강재의 내수가 지난해보다도 감소되고 있다. 아직 우리 철강산업의 외양은 큰 흔들림이 없다. 한보철강이 건설중 부도가 나고 특수강분야의 구조적 어려움이 표출되고 있으나 철강산업 전체는 건강함을 잃지 않고 있다.우리는 세계 최대규모의 제철소를 가진 세계 6위의 철강대국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자동차와 조선 등 수요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이처럼 우리 철강산업은 지금의 위상에 만족할 수도 있다. 문제는 그 만족감을 얼마나 지탱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 시간을 오래 끌고가기 위해서는 철강산업을 둘러싼 여건의 변화에 앞서 발빠른 변화를 창조해야 한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과제다. 우리 경쟁력의 실체를 속살까지 들추어내서라도 분명히 따져보고, 허한 곳을 메꾸어 가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철강의 생산과 유통구조에 탄력성도 불어 넣어야 한다. 투자와 세계화의 속도 및 방향도 이러한 냉철한 분석에 따라 조절되어야 한다. 새로운 수요의 창출, 대체원료의 개발, 물류체제의 개선 또한 멈출 수 없는 과제이다. 더욱 큰 문제는 철강산업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환경문제이다. 철강산업에 참여한 기업들이 나름대로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올바로 꿰뚫어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그것이 이뤄지면 스스로가 변화해야할 방향을 찾게 될 것이다. 정부는 철강산업의 여건 적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질좋은 정보를 공급하고 정보교류를 매개하는 역할에 중점을 둘 것이다. 보다 정확한 예측과 신속한 대응을 돕자는 것이다. 그러나 판단과 행동은 전적으로 기업이 할 일이다. 새로운 사고를 바탕으로 신속한 변화를 모색하고 실천하는 것. 우리 철강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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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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