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 노동생산성 美의 4분의1

시간당 10.4弗…OECD평균의 39%<br>노사관계 악화·근로자 고령화등 영향


“임금은 끝없이 오르는데 실질노동시간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국내에서 계속 사업을 하려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경쟁력을 찾아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기업 A사 인사 담당 임원) 국내 기업들의 노동생산성이 미국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도면 기업들이 왜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해 한국을 떠나려 하는지 수긍이 간다. 이미 우리 사회의 고질이 된 관행적 파업으로 절대노동시간은 줄어들고 있지만 임금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국가 경쟁력이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국 근로자들이 15분 내외의 시간을 투입해 생산해내는 동일한 가치를 국내 기업 근로자들은 1시간을 투입해야 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총생산(GDP)을 전체 근로자의 평균 근로시간으로 나눈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000년대 들어 한국이 10.4달러로 OECD 평균인 27.0달러의 38.6%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미국(40.0달러), 일본(39.9달러), 프랑스(35.6달러), 독일(34.0달러), 영국(32.1달러) 등과 비교하면 시간당 노동생산성 격차는 더욱 커진다. 이러한 비교는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들이 현재의 한국과 비슷한 경제규모(1인당 GDP 1만달러대)였을 때와도 차이가 없다. 미국ㆍ일본 등의 경우 1인당 GDP가 1만달러였을 당시에도 평균 20달러 이상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을 올렸지만 한국은 9.4달러로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국내 사업장의 노동생산성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는 유사한 조건의 국내 공장과 해외 생산기지를 비교하면 여실히 드러난다. 실제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시간당 63대의 차를 생산하는 동안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는 73대를 생산하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의 노동생산성이 약 15.8% 정도 높은 셈이다. 국내 기업의 노동생산성 하락은 우선 IMD 60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로 악화된 노사관계와 생산성 향상을 뛰어넘는 임금상승, 근로자들의 고령화가 원인이다. 한 중견그룹의 인사 담당 관계자는 “R&D 등으로 생산성을 높여도 한꺼번에 임금을 올려주면 끝”이라고 전했다. 또 제조업의 66.3%에 불과한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 점차 줄어드는 설비투자, 창업ㆍ투자의 발목을 잡는 기업규제 등도 노동생산성을 낮추고 있다. 손영기 대한상의 경제조사팀장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기업규제를 완화해 기업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며 “특히 파업 등에 매달리는 노동관행의 개선은 노동비용을 감소시키는 등 생산성을 높여 전체적으로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상의는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해법으로 ▦노동관행 개선 ▦고령화에 대비한 인력관리 개선 ▦서비스업 육성 ▦ R&D 확대 ▦투자 활성화 ▦신성장산업 육성 ▦규제완화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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