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MF 한파 정면돌파/「대우식 경영」 화제

◎빚 2조 쌍용자 전격인수 재계 “깜짝”/임원·평사원 모두 「감원없이 함께가기」/내년 투자 10%증액·해외본사 체제로/“위기는 곧 기회” 김우중식 해법/일부 불안시각 불구 재계 “신선한 충격”「대우식 경영은 국제통화기금(IMF)시대의 효과적인 위기돌파구가 될 수 있는가.」 IMF체제의 경영위기에서 재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의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대우가 다른 그룹과 다르다는 점이다. 거의 모든 그룹들이 계열사매각, 임원감축, 투자축소 등 「감량」으로 가는데 비해 대우는 다른 모습이다. 여기서 『대우식 경영은 불황속의 한국경제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김우중 회장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대해 다른 그룹 관계자들은 대우가 보여주는 「다른 모습」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연구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데 는 공감하고 있다. ▲감량속 인수합병=재계의 화두는 「줄이기」다. 계열사·사업부서·인력·경비·투자 등 줄일 수 있는 모든 것을 줄이는 게 사는 길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대우는 부채 2조원을 떠안고 부실화된 쌍룡자동차를 전격 인수, 재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자동차 및 재계의 평가는 부정적인 쪽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러나 대우는 자신만만하다. 한 경영자는 『대우는 위기상황에서 남들이 볼 때 더 큰 위기라고 하는 결단을 내리면서 성장해왔다』고 말한다. 「위기는 기회」를 활용한 것이며, 쌍용인수도 그 일환이라는 것. 대우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쌍용자동차의 경영합리화를 꾀하면 지금보다 2배 정도는 더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의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감원 안한다=거의 모든 기업들이 임원은 물론 일반사원까지 감축하고 있다. 그런데 대우는 「감원없이 함께 가기」를 내세웠다. 대신 임원급여의 15%, 과장급 이상 간부임금의 10%를 삭감, 위기상황에서 고통을 함께 나누기로 했다. 이는 「김우중식 정면돌파」방법으로 분석되고 있다. 어려울 때 해고한 뒤 위기에 동참을 호소하면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 「대우가족」의 정신이라는 것이다. 대우는 또 회장·사장단의 해외배치에 이어 곧 2백50여명의 임원들을 해외로 발령, 임원도 줄이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투자도 줄이지 않는다=대부분의 그룹들이 내년도 투자를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70% 가까이 줄이고 있다. 그런데 대우는 내년에 6조3천억원을 투자해 올해보다 10% 늘릴 계획이다. 이 가운데 50%이상을 해외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는 예년의 연평균 증가율(25∼30%)보다 다소 둔화된 것이지만 투자확대 기조는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대우는 지금의 위기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져도 투자우선순위를 조정할 뿐 계획대로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에 대한 외부의 부정적 시각에 대해 대우는 『경비는 줄이지만 투자는 계획대로 가져간다는 것이 기본방침』이라며 『신시장개척 등 정공법으로 위기를 타개한다는 전략이다』고 강조했다. ▲무게중심을 해외로=대우는 지난 8일 인사에서 21개 해외지역본사를 출범시키고, 이곳에 24명의 회장·사장을 배치했다. 당초 10∼15개로 검토해온 해외본사를 대폭 확충, 사실상 전세계를 커버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이곳에 「거물」을 파견함으로써 그 위상을 한단계 높였다. 경영의 무게중심을 해외로 옮긴 것. 해외본사는 각지역 「소그룹」. 따라서 앞으로 각 계열사별로 추진해온 마케팅·투자전략은 지역별 공동경영(마케팅·구매·투자·인사·노무관리 등)체제로 전환된다. 또 해외본사를 통해 제조법인·부품공장·금융·무역·호텔·관광에 이르기까지 패키지로 진출, 상호 연계성을 높여 시너지효과를 창출한다는 것이 대우의 기본전략이다.<박원배·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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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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