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죽음 앞둔 여인 감동적 절제미'줄리엣을 위하여'는 임신판정과 암선고를 동시에 받은 한 여자의 고민과 선택을 담백하게 그려낸 프랑스영화다.
첼로 베이스 연주자 엠마는 박사과정 논문을 준비하는 시몽과 동거중이다.
병원에서 임신 5개월이라는 소식을 듣고 뛸듯이 기뻐한 것도 잠시. 유방암이 임파선까지 번져 치료하려면 뱃속의 아기를 지워야 한다는 진단을 받고 괴로워한다.
다른 병원을 찾아간 그녀와 시몽은 암 치료를 병행하면서 아기를 낳을 수 있는 방법다는 의사의 말에 위험을 감수하면서가지 아기를 살리기로 한다.
'줄리엣'은 엠마와 시몽의 아기 이름. 조금씩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태어날 딸'줄리엣을 위하여'두 사람이 쏟은 사랑과 노력을 그렸다.
실제 암에 걸렸다가 제2의 인생을 되찾은 솔베이 앙스파흐 감독의 병상 일기가 토대인 이 영화는 사실적인 부분이 많다. '시몽'은 감독의 실제 남편의 캐릭터를 그대로 옮겨왔다. 가끔 감당하기 힘들만큼 삶과 사랑에 대한 열정이 강했던 엠마를 불만스러워하지만 그녀의 옆을 지키면서 더욱 사랑하게 된다.
엠마의 치료과정도 감독의 경험을 되살려 스크린에 옮겼고, 세자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여주인공 까랭 비야는 영화 촬영 당시 임신 8개월째였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절제돼있고 비극성을 전면에 부각시키지 않았음에도 세밀한 감정표현과 대사들이 충분히 공감을 자아낸다. 아기를 향한 모성과 여성성을 잃어버리는 여자로서의 상처, 다가오는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두려움과 쓸쓸함, 포기할 수 없는 삶에 대한 욕구. 엠마는 동료에게 "날 대신할 사람은 아주 못생긴 여자나 남자를 뽑아줘.
그래야 내가 보고 싶어지지"면서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한다. 2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