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김우중 귀국] 김우중, 재기할까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14일 귀국키로 함에 따라 그의 재기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전 회장은 41조원 규모의 분식회계 혐의 등을 받고 있으며 지난 4월 대우그룹 분식회계 관련 대법원 판결에서 강병호 ㈜대우 전 사장이 5년형을 받았던 점 등에 비춰볼 때 일단은 중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고령과 건강상태,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 등이 양형에 반영될 수 있고앞으로 진행될 대우 재평가 과정에서 여론의 향배에 따라 형 확정 후 사면복권될수도 있다. 만약 사면이 이뤄진다면 김 전 회장은 도피기간 수 차례 "귀국하면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해 온 만큼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여러가지 여건상 김 전 회장이 특정 회사의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임직원들에게 유죄를 판결하면서 총 23조358억여원의 추징을 선고해김 전 회장 앞으로 수입이 생기는 즉시 추징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 전 회장이 외부에서 고문 등의 직함으로 활동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재계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 가족사업 통해 복귀하나 =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것이 김 전 회장의 부인인정희자 전 대우개발 회장의 레저사업 확대 여부다. 정 전 회장 소유인 포천 아도니스골프장은 이달 말께 지하1층, 지상5층 75실 규모의 호텔을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특히 정 전 회장은 경남에 적지 않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현재 이곳에 추가로 골프장과 호텔 등을 여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하지만 그는 최근 척추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포천 아도니스골프장의대표를 맡고 있는 차남 선협씨가 향후 사업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김우중 전 회장도 베트남 정부의 리조트 개발사업에 컨설팅을 해주는 등 레저산업에 관심이 많아 가족들의 레저사업 확장에 상당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외자유치, 해외사업 역할론 = 하지만 재계에서는 그가 가족 사업에만 관여하기보다는 더 큰 그림을 갖고 재계에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회장의 핵심 측근은 "과거 대우그룹은 해외에 500여개의 사업장이 있었으며 지금도 각 나라 정부나 사업 파트너들이 김 회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이 우리 기업의 해외사업 진출이나 정부의 외자유치에 있어 상당한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옛 대우그룹 계열사들의 매각에도 관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우에서 분리된 대우건설이 이르면 연내 매각되는데 김 전 회장이 해외 펀드의 컨소시엄 구성 및 인수 조건 등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김 전 회장이 해외에 여전히 상당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대우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베트남 하노이신도시 건설사업 성사에 김전 회장이 주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대우건설 관계자는 "전혀 근거없는얘기"라며 "김 전 회장의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인사들은 대부분 퇴사해 영향력이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김 전 회장이 재기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고령이고 건강도 좋지 않은데다 재판과 일정기간 수감생활도 해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옛 대우그룹 계열사에서 일하는 한 임원은 "아직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고 사면을 받을 지 여부도 불투명하다"면서 "사면되더라도 고령임을 감안하면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우중씨 가족들은 지금 뭐하나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가족중 가장왕성한 활동을 하는 이는 부인 정희자씨다. 84년부터 서울과 경주의 힐튼호텔을 운영하는 대우개발 회장을 맡았던 정씨는현재 회장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경주 힐튼호텔을 운영하는 필코리아 리미티드(옛 대우개발)의 주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한 포천 아도니스골프장을 소유하고 있으며 차남 선협(36)씨는 이 골프장의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활동을 시작했다. 막내아들인 선용(30)씨는 미국에서 공부하다 병역관계로 입국, 6개월전쯤 병역을 마치고 결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7년 김상범(44) 현 이수그룹 회장과 결혼한 장녀 선정(40)씨는 오는 10일개막하는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한국관 큐레이터를 맡는 등 예술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김우중 전 회장의 형제중에서는 91년까지 대우차 사장을 맡았다 지금은 자동차배터리 제조회사인 ㈜델코의 회장을 맡고 있는 성중(64)씨를 제외하고는 모두현직에서 은퇴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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