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반짝반짝 빛났던 MB 비즈니스 감각

[PyeongChang2018] ■ 평창 유치하기 까지<br>최고·최악 상황 모두 대비, 잠행하며 IOC위원들 만나 '팀워크·맞춤형' 키워드로 더반 최후의 승리 이끌어


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리버사이드호텔에 도착한 이명박 대통령의 첫마디는 "대한민국 국민의 승리입니다"였다. 1분 1초를 아껴 평창 유치를 위해 달려온 평창 유치활동 기간 동안 이 대통령은 세계 어느 정상보다 놀라운 역량을 보였다. 임태희 대통령 비서실장은 "주요20개국(G20) 지도자 중 가장 리더십이 좋은 두 정상(이 대통령과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이 맞붙어 걱정을 많이 했다"며 "평창 유치는 대통령의 역량이 빛을 발한 또 하나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더반에서 이 대통령의 일정은 조심스러웠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과의 접촉 사실이 외부로 드러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더반 도착 직후 전략회의에서 "실수가 없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말에는 이런 우려가 담겼다. 평창 유치가 확정된 후 이 대통령은 "여기에 와서 잠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며 "그분들이 무슨 대통령이 어떻게 저렇게 다니냐고 할 정도로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물론 김윤옥 여사까지 나선 IOC 위원들과의 접촉은 평창 유치의 가장 좋은 밑거름이 됐다. 평창 유치활동에서 이 대통령의 키워드는 '맞춤형'과 '팀워크'. 연초 서별관회의에서 대통령이 직접 강조한 평창 유치 키워드는 정부의 유치전략으로 활용됐다. 임 실장은 "대통령이 88올림픽 당시에는 정주영 회장이 총괄했지만 지금은 이건희ㆍ조양호ㆍ박용성 회장이 모두 나서 이 부분을 정리하자고 했고 (세 분의 역할분담이) 잘됐다"고 전했다. '맞춤형'은 평창 유치 한달 전 대통령 명의의 서신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비서실에 가지고 간 일괄서신을 각 IOC 위원들의 성향과 모국어에 맞춰 수정했고 서신을 받은 IOC 위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막판까지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불안했다. 최악의 경우와 최상의 경우를 모두 대비하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했다. 임 실장은 "지난달 이건희 회장 등이 참석한 청와대 회의에서 박 회장이 '느낌이 좋다'는 말을 했지만 안 될 경우도 대비하자고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임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은 이번 평창 유치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상황판단에 혀를 내둘렀다. 임 실장은 "수행한 김두우 홍보수석이 '기가 막히더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대통령의 일 추진이나 상황대처 능력은 완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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