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더 악화되나
美 행정부 '송민순 외교' 반대정서 확산NYT등 언론들도 우려 목소리 제기
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미 행정부와 언론이 송민순 외교장관 내정자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어 참여정부 출범 이후 갈등을 빚어온 한미동맹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송 내정자는 참여정부의 '자주외교' 정책의 대변인으로 북핵 실험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 주요 현안을 놓고 미국과 잦은 마찰을 빚어왔다.
2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 백악관과 국무부 내부에서 '네오콘'을 중심으로 송 내정자에 대한 반대 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국 정부가 '반미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그를 외교부 장관에 내정하자 이에 강한 우려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송 내정자 기용을 놓고 미국의 대북정책에 반기를 든 개각으로 평가, 불쾌감을 드러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앞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송 내정자의 '반미 발언'에 대해 "미국이 치른 전쟁에는 3만명의 젊은이가 희생된 한국전쟁도 포함돼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워싱턴뿐 아니라 미국 언론들도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1일 외교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노무현 대통령이 송 내정자를 외교장관에 발탁함으로써 대북제재와 응징을 강조하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맞서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 개각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가 송 내정자를 임명한 인사"라며 "그는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전쟁을 많이 한 나라'라고 말한 것을 포함, 여러 가지 '반미적 발언'을 해 논란의 뿌리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의 이번 보도는 서울발 기사였지만 워싱턴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와 관련, 김승환 명지대 교수는 "송 내정자가 공개적으로 반미적인 입장을 취했기 때문에 미국이 그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며 "부시 행정부는 송 내정자의 지나친 대북 포용정책을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핵 등에 대해) 미국과 상반된 정책을 고집할 경우 사안 마다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한 이상 미국과 한 목소리를 내서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송 내정자의 취임으로 오히려 한미관계가 복원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언론 보도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 의해서 확인된 얘기라기보다 일종의 끼워 맞추기 식의 기사가 아니겠냐"며 "송 내정자는 한미간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을 고안해낸 주인공으로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앞두고 한미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적임자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입력시간 : 2006/11/03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