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경기 바닥권 진입중"

17일 경제각료회의서 '저점도달' 선언할듯 일본 정부가 오는 17일 월례경제보고각료회의에서 경기가 사실상 저점에 도달했음을 선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 10월 이래 지속돼 온 일본의 최장기 경기 침체가 일단은 종지부를 찍게 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13일 내각부가 17일 열리는 월례경제보고회의에서 경기가 "바닥에 진입하고 있다"고 표명, 사실상의 '저점 선언'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 99년 1월부터 2000년 10월까지 전후 사상 가장 짧은 경기 팽창기를 거쳐 지금까지 사상 최장의 불황에 시달려 왔다. 정부가 5월을 경기의 바닥으로 잡은 이유는 최근 발표된 경기관련 지표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현재의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는 3월중 56.3을 기록, 15개월만에 처음으로 '경기상승'기조를 나타냈으며 수출과 생산도 각각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기가 '바닥 진입'에서 '본격 회복'으로 방향을 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최근 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이는 것은 어디까지나 미국 경제가 나아진 틈을 타서 수출이 늘어났기 때문. 고용이나 소득, 개인소비와 설비투자 등은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담당 장관은 이 같은 점을 의식, 오는 17일 회의에서 경기 회복력은 "결코 강하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본격적인 경제 성장을 위한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적인 '바닥 선언'도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국제 신용평가기관들도 여전히 일본의 경기 회복 여력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다우존스통신은 13일 무디스가 일본의 엔화표시 채권 등급을 조만간 두 단계 강등할 것이라고 전해 일본의 앞날에 대한 해외 시각은 갈수록 냉담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지난 99년 이후의 경기 팽창이 21개월이라는 사상 최단기에 끝난 것도 소비는 되살아나지 못한 채 정보기술(IT)부문의 수출이 경기를 견인했기 때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경기 팽창기보다 고용이나 소득 사정이 훨씬 안 좋은 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경기 바닥'선언을 한다고 해도, 이는 일시 순환적인 경기 상승을 의미할 뿐 본격적인 장기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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