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구제금융이후 국제 금융시장 전망은…

"위기해소 기틀 마련" 일단은 한숨 돌렸다<br>'서브프라임' 워낙 복잡하게 얽혀 일거 해소는 힘들어

국제금융시장의 참여자들은 미국 재무부의 팬-프레드(Fan-Fred) 구제금융 조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발 금융위기를 수습할 수 있는 중대한 분수령이 되길 기대한다. 이번 대책은 무엇보다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모기지 시장의 부실을 직접 도려내 위기해소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조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공적자금 투입 규모만큼이나 화끈했다. 2,000억달러의 공적자금 규모만 해도 지난 1998년 이후 한국이 투입한 규모(168조원)의 1.5배에 해당한다. 아시아 주식시장은 8일 강한 랠리를 연출했고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나스닥 선물 역시 폭등세를 보인 것도 서브프라임 이후 최대 부실 뇌관을 안전하게 제거한 데 따른 ‘안도 랠리’로 해석된다. 재무부의 구제금융은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안정에 강한 모멘텀으로 작용하겠지만 서브프라임 사태는 부실의 고리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어 두 기관의 구제만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거에 해소될 성질이 아니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다음주 3ㆍ4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리먼브러더스의 부실 문제는 발등의 불이다. 리먼은 한국산업은행을 비롯한 해외투자가로부터 자금조달을 추진하지만 아직 시원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뉴욕 월가는 최소한 3ㆍ4분기 손실 추정액 20억~40억달러는 즉시 조달해야 시장에 팽배한 ‘리먼 쇼크’를 털어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양대 부실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씨티은행 역시 추가 손실 전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기 시작한 훈풍을 이들 부실 금융기관이 자구 노력으로 얼마나 뒷받침해주냐가 시장의 안정세를 이어갈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단기 악재는 패니매와 프레디맥 우선주 후폭풍이다. 스탠더스앤푸어스(S&P)는 이날 배당금 지급이 중지된 우선주에 대한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으로 강등했다. 재무부는 감자(減資) 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2,000억달러어치의 선순위 우선주 발행으로 보통주는 물론 우선주도 사실상 휴지조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곧 우선주를 보유한 투자자 손실로 이어지는데 그 규모가 만만치 않다. 무려 360억달러(현재가치 140억달러)에 이른다. 우선주 대부분은 투자은행과 연기금ㆍ뮤추얼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의 몫으로 금융기관의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중 12억달러어치로 가장 많은 물량을 보유한 JP모건이 최대 희생양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금융시장 안정의 최대 변수는 미국의 주택가격 동향이다. 이는 곧 미국 재정부담의 규모와도 직결된다.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된다면 정부의 손실이 커질 수 있고 금융시장의 조기 안정도 기대하기 어렵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지금까지 양파 껍질처럼 계속 불거졌듯 부실의 깊이를 현 상황에서 재단하지 못한다는 비관론도 여전하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지금까지 5,00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반환점을 돌지 못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알려진 부실 외에도 까보면 더 나왔던 게 지금까지의 경험이다. 200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클라이브 그레인저 UC샌디에이고(UCSD) 교수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음달이 되면 또 다른 부실이 드러날 것”이라며 “서브프라임 손실이 얼마나 큰지 잘 모르겠다”고 회의론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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