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 자서전 '누구 없는가' 출간
| 한국불교의 대표선승으로 꼽히는‘절구통 수좌’ 조계종 종정 법전스님은 한 생을 들여 완성한 수행과 깨달음의 이야기를 전하며‘특별한 방법이 따로 없다. 바보처럼 가라’고 설파한다. |
|
“바보소리, 등신소리 들어야 비로소 공부할 수 있습니다.”
한번 참선에 들면 미동도 없어 ‘절구통 수좌’라는 별호가 붙어있는 조계종 종정(宗正) 법전(法傳)스님(84ㆍ사진)이 ‘누구 없는가’라는 제목으로 자서전을 냈다.
종정이란 종단의 신성함을 상징하는 인물로 불교계의 최고 정신적 지도자를 말한다. 성철스님이 6. 7대 조계종 종정을 지냈고, 법전스님은 11대에 이어 2007년 12대 종정에 추대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큰 스님은 ‘허공을 나는 새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 선사들의 삶’이라며 자서전 출간을 완강히 반대했지만 한국불교역사를 관통했던 한 수행자의 삶을 온전히 기록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후학들의 설득에 7년간의 작업을 거쳐 책이 이번에 세상에 나왔다. 역대 조계종 종정과 고승 가운데 살아 생전에 자서전을 출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1925년에 태어난 큰 스님은 1938년 출가한 뒤 서른셋의 나이에 파계사 성전암에서 성철스님으로부터 인가를 받는 등 70년 넘게 참선수행으로 일관해온 선승(禪僧)이다. 그는 이 책에 한 생을 들여 완성한 수행과 깨달음의 이야기를 담았다.
스님은 이 책에서 “사람 몸을 받았고 이왕 살아야 하는 일이라면 제대로 잘 살아야 할 것이다. 나는 도를 닦는 것이 가장 제대로 사는 길이라고 믿고서 한 평생을 살아왔다”고 밝히고 있다.
스님은 “바보처럼 꾸준히 가라”고 설파하기도 했다. “한번 마음 먹으면 천년 간다고, 한번 결심한 것을 절대 흐트러뜨리지 않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꾸준히 가는 사람이 해낸다. 특별한 방법이 따로 없다. 바보처럼 가라. ”
법전스님을 모시고 있는 원철(圓徹) 스님(불학연구소장)은 “어려운 현 시대를 짊어지고 나갈 그 누구, 한국 불교를 청정하게 이끌 그 누구를 절실히 찾아왔던 큰 스님이 자신의 소망을 ‘누구 없는가’라는 제목에 담은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