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상업은행 51%-한일株主 47% '주식매수 청구'

30일 합병주총을 여는 상업, 한일은행 주주중 주식수 기준 각각 51.73%, 47.37%가 합병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총승인 후에도 의결의 적법성 문제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전망이다. 29일 증권예탁원은 상업은행의 경우 총 발행주식수 2억주의 51.73%인 1억346만주(주주수 2만3,456명), 한일은행의 경우 발행주식수 1억6,600만주의 47.37%인 7,863만주(주주수 7만9,059명)가 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한 반대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치는 주식수나 주주수에서 사상최대의 매수청구 기록이다. 두 은행의 예상매수비용은 상업은행 784억원, 한일은행 557억원으로 나타났다. 8월중 개정된 금융산업구조개선법에 따르면 소액주주들의 주식실물을 보관하고 있는 증권예탁원은 금융기관 합병의 경우도 보유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섀도우보팅방식)가 가능해 두 은행의 주총승인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과반수 이상이 반대의사를 표시한 합병이 주총에서 무리없이 승인된다는 것은 현행 합병제도나 매수청구권 제도의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보여 제도개선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허점에 따라 주총승인 후에도 과반수 반대를 근거로 주총무효 또는 합병무효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주총무효소송 제기가능성=상식적으로 생각해 과반수 이상이 한일은행과의 합병에 반대한 상업은행의 경우 주총승인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지만 현행 법규정상 그렇지 않다. 바로 증권예탁원이 「해결사」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금융산업구조개선법이 개정되면서 과거 합병 등에서는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없던 증권예탁원이 금융기관 합병의 경우도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따라서 증권예탁원은 주주들이 반대의사를 표시했다고 해도 해당주주들의 주식을 가지고 주총장에서는 섀도우보팅방식이기는 하지만 찬성표시를 할 수 있다. 실제 이번 상업·한일은행 합병의 경우에도 상업은행은 1억346만주가 반대의사를 표시, 남는 주식수가 9,654만주에 불과하지만 이를 넘는 1억주가 이미 예탁원몫의 의결권 행사를 위해 상업은행에 제공된 상태이다. 즉 최소한 346만주는 주주들의 명시적인 반대의사표시에도 불구하고 주총장에서는 찬성표로 돌변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재정경제부에서도 「주총무효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과반수이상이 반대의사를 표시한 만큼 예탁원의 의결권 행사를 통한 주총승인이 무효라는 소송이 제기될 수는 있다』며 『그러나 현행법상 문제가 없는 만큼 소송에서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률전문가들은 반대의사를 표시한 주식까지 예탁원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도 많다. ◇제도의 허점과 개선방향=비록 이번 합병건에서 상업은행 주식수의 과반수 이상이 합병에 반대의사를 표시했지만 이 반대가 「실질적인 반대」가 아니라 시세차익을 노리기 위한 「형식적인 반대」라는데 문제가 있다. 즉 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서는 반대의사를 표시해야 하지만 실제 주총에서 합병이 무산될 경우 매수청구권 자체가 무산되기 때문에 다수의 반대의사표시 주주들이 실제로는 합병에 찬성한다. 그럼에도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명시적인 반대의사표시」이기 때문에 이를 무시한 예탁원 의결권 행사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재경부 역시 이같은 매수청구제도의 문제점을 감안,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 반대의사를 표시한 주주들중 실제 주총에 참석하지 않은 주주들은 주총에서 「반대표」계산에서 빼야 하지 않느냐는 재경부내 개인의견도 있다. ◇매수청구가 낮아진다=지난 6월 매수청구가 산정방식이 변경돼 주가하락기에는 매수가가 「해당종목이 속한 업종지수 하락률」만큼 예정매수가 대비 낮아진다. 비교대상 은행업종 지수는 주총 이사회결의일(8월24일) 이후 7영업일 과 매수청구종료일이후 7영업일의 평균지수이다. 매수청구종료일이 10월10일이어서 아직 매수가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28일 은행업종지수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127포인트에서 117.39포인트로 7.6%가 떨어져 상업은행 매수가는 당초 발표된 예정매수가(758원)보다 역시 57.6원(7.6%) 하락한 700.4원, 한일은행은 709원에서 53.7원 하락한 655.3원으로 떨어진다. 향후 은행업종 지수가 더 떨어지면 매수가역시 동일한 비율로 하락한다. 【안의식.임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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