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슈 인사이드] 자율예산제 등 책임·권한 늘리고 대학 특성 따른 발전모델 모색을

단과대 학장 역할론 커진다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2005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경영대학장을 3번 연임했다. 보통 2년 임기의 단과대 학장은 학과별로 돌아가면서 맡거나 나이 순으로 임명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임하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 장 교수가 3번 연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동료 교수와 학생, 동문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단과대를 크게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장 교수는 학장 재직 당시 영어강의 비중을 높이고 우수학생 유치에 공을 들였다. 발전기금 모금에도 적극적이어서 신경영관 건축기금 마련을 위해 약 5만통에 가까운 편지와 이메일을 보냈을 정도였다. 대학에서 총장의 역할 못지 않게 단과대 학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해외 유수의 대학들의 경우 학장이 행정가로서의 역할만을 전담하고 장기 연임하는 사례가 많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이런 사례를 찾기는 어렵다. 정부는 지난해 국공립대의 학장직선제를 폐지하고 공모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사립대들도 학장의 자율성과 권한을 확대해 나가고 단과대별 특성에 맞는 발전 모델을 찾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국대는 단과대 학장 권화 강화 차원에서 지난 2008년부터 단과대별 자율예산제도를 실시하고 단과대가 자체적으로 발전계획을 세우고 학사관리 운영을 하게 했다. 학교의 한 관계자는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단과대에 일괄적인 정책을 적용하는 것에서 탈피하고 단과대별도 특성화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특히 성과평가를 연계하면서 단과대별로 경쟁을 하는 분위기도 조성도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례로 예술대의 경우 학교기업인 동국아트컴퍼니 설립 등 자체 기획을 통해 교과부의 지원사업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한양대는 내년부터 예산ㆍ인사권을 단과대 학장에게 주는 '단과대 책임경영제(RCMㆍResponsibility Center Managemnet)'를 본격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단과대 학장이 단과대 연구ㆍ교육 성과를 점검하고 인사와 조직관리를 총괄토록 한 것이다. 하버드대와 펜실베이니아대 등 미국 명문대에서는 이미 보편화돼 있는 시스템이다. 한양대의 한 관계자는 "국내 대학 충 처음 실시하는 것"이라며 "올해 중앙대가 계열별 부총장제를 도입해 각 부총장이 학문 특성별로 인사ㆍ예산권을 쥐고 계열 학문에 맞는 연구와 교육을 지원하도록 실험을 시작한 것보다 한양대는 한걸음 더 나아간 형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당수 대학에서는 아직도 학장은 연공서열에 따라 학과별로 돌아가면서 수행하는 자리 정도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아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이런 부분이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유명 사립대의 한 교수는 "단과대 학장의 경우 사실상 각 과별로 순번이 정해져 있어서 순번이 된 해당과에서 연공서열을 기준으로 선임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장을 맡은 교수가 단과대에 재직하는 교수들과 친분을 쌓는데 쏟는 시간만도 1년이 걸릴 정도"라며 "2년 동안 뭔가를 이뤄내기가 쉽지 않아 대학 발전을 위해서는 관련 문화의 대한 전반전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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