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안정­수익성에 앞서갑니다”

◎금리인하추세… 빨리 가입해야 유리/신탁배당률 연15%대 ‘금융권 최고’연말연시. 돈 쓸 곳도 많지만 저축하기 좋은 계절이다. 보너스와 연말특수로 봉급생활자나 자영업자 모두 평소보다 많은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돈을 투자할 금융기관을 정할 때 고려 대상은 두가지. 안정성과 수익성이다. 은행은 신뢰도면에서 안정성이 가장 뛰어난 투자대상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은행상품중에 제2금융권과 견줄 수 있는 상품도 많이 나오고 있어 수익성도 기대해 볼만하다. 지난 10월21일부터 발매된 비과세 가계저축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은행 상품이다. 하지만 은행 비과세 저축에 가입할 때에도 이모저모 따져보아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 비과세 가계저축을 통한 재산증식의 요체는 크게 세가지로 꼽힌다. 첫째, 될 수 있는 한 빨리 가입할 것. 은행들이 비과세 저축의 금리를 속속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8일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은행들이 금리를 이미 내렸다. 이에 따라 연 11.5∼12%수준이던 은행계정의 비과세저축 금리가 연 11∼11.5%로 낮아졌다. 아직 금리를 내리지 않은 일부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면 최소한 연 0.5%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장기적으로 금융권의 금리체계가 하향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에서 비과세 저축의 금리가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비과세상품을 팔면 팔수록 은행수지에 악영향을 준다는 보고서도 있다. 언제든 금리가 더 내리갈 소지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확정금리로 가입한 고객에게는 도중에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가입시 금리가 보장된다. 비과세저축 발매초기 가입자는 최대 연 1%의 이자수익을 더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입시기를 앞당기는게 절대 유리하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둘째, 신탁계정과 은행고유계정을 동시에 가입할 수 있는 은행상품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라는 것. 비과세저축은 전금융권에서 동시취급하고 있지만 은행에 가입하면 실세금리추이에 따라 신탁계정과 은행계정(예금)을 넘나들 수 있다. 예컨대 월 가입한도인 1백만원을 예치할 때 시장실세금리가 높을 경우 신탁에 99만원을 불입하고 반대로 실세금리가 낮아 신탁배당률 하락이 예상될 경우 확정금리를 받을 수 있는 예금계정 불입금액을 늘릴 수 있다. 당분간 신탁계정에 집중적으로 불입하는게 유리해 보인다. 최근 시중금리 상승세를 반영해 대부분 은행의 비과세 신탁 배당률이 연 15%대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이는 금융권 최고의 수익률이다. 셋째, 같은 상품이지만 은행별 차이를 세심히 따져봐야 한다. 지난 11월중 비과세신탁 평균배당률도 은행별 격차를 보였다. 연 16%대를 넘은 은행이 나온 반면 15%에도 못미치는 은행도 있었다. 고배당률을 기록중인 은행이라도 일별 배당률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 수익률 부풀리기를 위해 고수익상품 끼워넣기 등 편법을 동원하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배당률 추이는 은행 지점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연말 수신증대를 위해 비과세 고객에게 부여하는 사은품이나 수수료 면제 등 특전을 살펴보는 것도 간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밖에 주거래은행을 정하는 것도 비과세 상품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어느 한 은행을 선택하면 주택구입자금이나 전세금 마련 등 대출때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주거래은행을 정하면 금융상품 뿐 아니라 절세와 재테크 전략 상담 등 혜택을 누리는 장점도 있다. 일단 가입후 중도해지는 절대 불리하다. 발매초기 금융기관의 강권에 못이겨 억지로 가입했다 하더라도 지금 해약한 후 나중에 다시 비과세 저축에 가입하려면 금리가 내려간 만큼 최소한 연 0.5%이상 손해를 보게 되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특히 발매초기 한통장에 가입한후 다른 통장에 중복 가입할 경우 이전에 가입한 통장이 무효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경우도 금리하락분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독립세대인 경우 1가구 2통장이 가능하며 결혼전에 가입한 통장이라면 결혼후 부부가 되어 한세대로 통합돼도 중복가입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다시 유념해둘 필요가 있다.<권홍우> ◎부대서비스 어떤것 있나/연말까지 사은기간 고객확보 경쟁치열/핸드폰 할인·마일리지 서비스 등 지점별 경품마련 상품도 좋고 덤까지 후하면 소비자 입장에선 그만이다. 은행 비과세가계저축은 여기에 꼭 들어맞는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은행들이 비과세저축을 공식 판매하기 시작한게 지난 10월21일. 그러나 실제로는 9월부터 예약을 받았던게 사실이다. 은행상품중 최고 확정금리를 제공하고 신탁금리로 친다면 금융권중 가장 높은데도 저자세로 판매전을 벌인 것은 초기 시장선점 경쟁때문이다. 시장 점유율 제고를 위해 은행들이 내놓았던 덤, 즉 부대서비스는 아직도 유효하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사은기간을 연말까지 잡고 있다. 부대서비스를 누리기 위해서도 가급적 빨리 비과세저축에 가입하는게 유리하다. 부대서비스도 잘만 활용하면 금리 못지않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일부 후발은행들이 디지털 핸드폰을 시중가격보다 최고 43%싸게 구입할 수 있는 혜택을 주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동을 받기도 했지만 아직도 지점별로 전화회사와 연계해 가입자 핸드폰 할인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이 있다. 기업은행은 「평생파트너통장」에서 비과세 저축통장에 예금액을 자동 이체시킬 경우 2천원당 1마일에 해당하는 항공사 마일리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료 교통상해보험 가입을 위한 「포인트업서비스」도 부가된다. 제일은행은 연말까지 가입자의 불입금(최고 3백만원)에 한해 1%포인트를 보너스로 주고 있다. 보너스는 은행측이 부담한다. 이에 따라 제일은행의 비과세 가계저축금리는 기준금리 연11%(11.5%에서 하향조정)에 보너스금리 1%를 더한 12%수준이다. 이는 별도의 전제조건이 없는 것으로는 은행권중 가장 높은 확정금리에 해당된다. 한일은행의 경우 월납입액 20만원이상 고객들에게 3천원짜리 공중전화카드를 무료로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가입자들이 송금수수료를 다섯번 면제받을 수 있는 티켓 다섯장을 주고 초불입금 10만원 이상의 고객에겐 최고 1억원까지 보상받는 휴일교통상해보험에 가입시켜준다. 주택은행은 비과세저축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들에겐 자산관리서비스와 보호예수, 대여금고 무료이용, 각종 상담시 우선권 부여 등 우대고객으로 대우하고 있다. 기업체에서 1백인 이상 동시에 가입할 경우 연수시설을 무료로 빌려주기도 한다. 장기신용은행은 납부자 자동이체 및 타행환으로 10만원 이상 입금시 월 1회 소정의 수수료를 환급해주며 고급 수성펜을 증정한다. 동남은행은 장애자와 국가유공자 장기기증자(서약자 포함) 또는 그 가족이 가입할때 일반고객에 비해 1.0% 높은 금리를 주는 금리우대서비스를 부여한다. 보람은행은 고급 머그잔세트 증정과 함께 거액고객에게 투입되던 개인고객상담역의 재테크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화은행은 가입자에게는 월평균 납입액의 1백배(최고 1억원)까지 보상하는 휴일교통상해보험에 가입시켜주는 동시에 자기앞수표 발행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집단가입 거래기업에 대해선 기업자금 대출시 0.3∼1.0%의 금리 감면서비도 제공한다. 이와는 별도로 거래 지점별로 부대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은행마다 본점에서 연말 수신증대와 시장 선점을 위해 영업점 평가시 비과세저축실적을 높게 반영할 계획이어서 지점별 경품이 나오고 있는 것. 지점에서 제공하는 경품은 열쇠고리나 쟁반세트, 머그잔, 삐삐 등이 주종이다. 다만 이같은 부대서비스나 경품은 대부분 올연말까지가 시한이다.<권홍우> ◎은행별 실적 비교해보면/특수은 ‘약진’ 시중은 ‘맹추격’/주택은 11월말까지 2천34억 “선두”… 농협·국민은 순 은행권의 비과세가계저축 실적을 보면 특수은행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주택은행과 농협, 국민은행, 기업은행 등 특수은행들이 은행고유계정의 강세에 힘입어 좌수와 금액에서 선두권을 형성중이다. 시중은행들의 경우 신탁부문의 수탁고는 특수은행과 큰 차이가 없지만 은행계정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시은중에서는 조흥은행이 선두권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11월말 현재 주요은행의 비과세 가계저축 실적을 보면 주택은행이 1백30만6천3백67좌에 2천34억7백만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광범위한 수신기반을 갖고 있는 농협도 1백6만6천3백12좌로 계좌수 1백만선을 뛰어넘었다. 금액은 1천6백23억6천8백만원. 그 다음이 국민, 조흥, 기업으로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계좌수가 36만3천4백16좌 남짓하지만 금액은 1천6백15억3백만원으로 농협을 바짝 추격중이다. 조흥은행은 48만8천6백78좌에 1천4백4억6천5백만원으로 4위권에 랭크. 5위는 기업은행으로 35만5천4백20좌, 1천3백88억8천5백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1계좌당 평균 가입금액은 국민은행이 44만4천원으로 선두권 은행중 가장 많다. 다음이 기업은행으로 39만1천원. 이어 조흥 28만7천원, 주택 15만6천원, 농협 15만2천원 순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 전체로는 신한은행의 좌당 56만3천원이 가장 높은 좌당 평균불입금액이다. 선발은행과 신한은행을 포함한 11개 은행의 좌당 평균불입금액은 23만9천원. 특수은행들의 약진과 달리 시중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이다. 대형시중은행들도 대부분 총납입금액 1천억원대를 기록중이다. 상업은행이 41만4천7백91좌 1천1백21억7천1백만원, 한일 39만3천6백12좌 1천1백64억5천4백만원, 제일 54만3천5백30좌 9백96억2천6백만원, 서울 53만8천8백71좌 9백45억8천5백만원, 외환 27만6천3백14좌 8백50억3백만원 수준. 대형시중은행들의 비과세 수신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은 주택대출같은 연계 혜택이 없는데다 대형은행일수록 처음부터 후발은행이나 지방은행보다 은행계정의 금리를 낮게 책정해 자금이 특수은행과 후발은행, 지방은행으로 분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근 비과세가계저축의 금리인하가 확산되면서 금리격차가 축소되고 있어 대형시중은행들이 비과세 수신에서 저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권홍우>

관련기사



권홍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