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문무일 부장검사)는 효성건설 전 자금담당 직원 윤모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2005년께 회삿돈 15억원가량을 빼내 주식 투자와 도박 등에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일단 윤씨의 개인비리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거액을 횡령한 윤씨에 대한 효성그룹의 내부 처리과정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이 돈이 효성그룹의 비자금일 수도 있다고 보고 고위층으로의 수사확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윤씨가 횡령한 돈의 성격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일부에서는 공기업 비리 수사 등을 마무리한 후 손이 가벼워진 검찰이 이번에는 효성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효성그룹의 비자금 의혹은 올해 초 국가청렴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가 2000년께 일본 현지 법인을 통해 발전 설비 단가를 부풀려 수입하고 다시 한국전력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200억~3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그룹 내부자의 제보를 받고 이 사건을 조사한 뒤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처음 드러났다.
검찰은 이와 함께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도 효성그룹에서 비정상적인 자금 흐름이 포착됐다는 내용도 통보받아 10월부터 재무ㆍ회계 담당자들을 소환하는 등 관련 의혹에 대해 수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사돈집안이다. 조석래 회장의 동생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아들인 조현범 부사장이 이 대통령의 3녀 수연씨와 2001년 결혼해 사돈관계를 맺고 있다.
조 부사장은 한국도자기 창업 3세 김영집(35ㆍ구속)씨가 대표이사를 지낸 엔디코프와 코디너스에서 이사 등으로 재직하면서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시세차익을 거둔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봉욱)의 수사선상에 올라 소환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