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상, 한국 콜금리 영향은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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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함에 따라 한.미간 정책금리 차이가 다시 0.50%포인트로 다시 확대됐다.
한.미간 정책금리 차이가 다시 벌어진 데다 전세계적인 금리 인상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어 한국은행도 추가 콜금리 인상에 대한 간접적인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 FOMC의 성명은 앞으로 금리 인상이 제한적인 수준에서 전개될 것임을시사, 중장기적인 금리 인상 압박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 한.미간 금리차 0.50%p로 확대 미 FOMC는 이날 연 4.00%이던 연방기금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 연 4.25%포인트로 올렸다.
지난해 6월말 이후 13차례 연속 금리 인상에 나서 정책금리를 2001년 4월 이후최고 수준으로 올려놓은 것이다.
이에 따라 이달초 콜금리 인상으로 줄어들었던 한.미간 금리 격차도 다시 0.50%포인트로 벌어졌다.
한은은 한.미간 정책금리 차이가 현재 정책금리 결정에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는입장이지만 정책금리 역전 기간이 길어진다는 점은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 등 여타 주요국들이 금리 인상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도 정책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5년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일본 역시 시기만 문제일 뿐 궁극적으로는 금리 인상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는 상태다.
◇ 중장기 인상 압력 '느긋'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한은이 단기적으로 받는 금리 인상 하중은 높아졌지만 중장기적인 압력은 느긋해졌다.
미 FOMC는 이번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경기부양적(Accomodative)'이란 기존의 문구를 삭제, 금리 인상에 대한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졌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예측 가능한 속도(Measured Pace)' 란 표현을 그대로 사용, 금리 인상과정이 급격하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한.미간 정책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시장금리가 역전되고 이로 인해 한국시장의 자금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가설이 현실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다소 줄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한은에서는 정책금리 격차가 1%포인트 이상 벌어져야 자본이탈이 가시화될 것으로 추산하는 분위기다.
미국이 앞으로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되 속도를 줄이겠다는 기조는 한은의입장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박승 총재는 이달 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0월, 12월의 두차례 콜금리 인상으로 중립적 수준의 금리와의 격차가 줄어들었다"며 "(추가금리 인상에 대한) 시급성도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이번 금리 인상은 단기와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미치는 영향을 종합할 때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고 말했다.
◇ 한은 언제 인상 나서나 박 총재는 최근 콜금리를 올리면서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내년 1월에 올릴 것이냐 이달에 올릴 것이냐는 논의가 있었으며 불확실성을 조속히 제거하는 것이 시장에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 이달에 콜금리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내년 1월에 올릴 수도 있는 콜금리를 이달에 앞당겨 인상함에따라 내년 1월은 사실상 콜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해석했다.
이러한 예측대로 금통위가 움직인다면 2월 이후에야 금리인상이 가능하다.
문제는 한은 금통위가 1월에 콜금리를 동결할 경우 미 FOMC가 1월말 회의에서또 한차례 정책금리를 인상, 연 4.50%까지 끌어올린다면 한미간 정책금리격차가 다시 0.75%포인트로 벌어진다는 점이다.
만일 FOMC가 1월말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한 후 3월회의때도 금리를 인상한다면콜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은 더 커질 전망이다.
따라서 금통위가 1월은 `동결'로 건너 뛴 이후 미국의 금리조정 보폭을 주도면밀하게 관찰하면서 향후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입력시간 : 2005/12/14 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