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분할땐 기업가치하락등 부작용판단정부와 채권단은 하이닉스반도체를 우선 분할한 뒤 매각을 추진하려던 방침을 변경, 한시적 독자생존 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이를 위해 3~4개 독립법인으로 분할하려던 계획도 수정, 단일 법인 체제를 당분간 유지한뒤 원매자가 나타날 때 분할 방안을 모색하거나 매각 대상 사업만을 떼어내 파는 분리 매각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 처리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매각 협상이 극적으로 재개되지 않는 한 조기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하이닉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휴일인 4일 전담반 직원들이 모두 출근, 도이체방크가 지난 주말 보고한 실사 보고서를 막판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구조조정 방안을 수립했다.
채권단의 한 고위 관계자는 "매각과 독자생존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재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초까지도 "D램 사업이 불규칙하고 이자부담이 많은데다 재무구조도 좋지 않아 매각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강조해왔다.
채권단은 이와 함께 하이닉스 처리의 원칙으로 굳어졌던 '선분할ㆍ후매각' 방안에 대해서도 재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뚜렷한 원매자가 없는 상태에서 억지로 회사를 분할할 경우 오히려 기업가치만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단일법인을 유지하며 사업부문을 나누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부분 매각과 부동산 처분 등 하이닉스 자체 자구계획을 추진하며 메모리 부분의 원매자가 나오면 매각할 부문을 다시 떼어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원매자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조기 기업분할에 나설 경우 분할 대상 법인중 일부는 단시일내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등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당초 ▦굿 컴퍼니 ▦배드 컴퍼니 ▦기타 부문 등의 독립법인 체제로 분할해 매각과 청산 등을 추진하기로 했던 방침을 변경, 단일법인을 유지하며 ▦메모리 ▦비메모리 ▦LCD(하이디스) 부분 등 현재의 틀을 유지하는 느슨한 분할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다만 사업부분별 매각 대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해당 부분을 떼어낼 수 있도록 부분별로 최대한 별도 경영 체제를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김영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