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허리케인發 에너지 재앙' 오나

초특급 폭풍 '카트리나' 멕시코만일대 강타<br>정유시설 피해따라 3차 오일쇼크 배제못해

세계 에너지 시장에 ‘허리케인 재앙’이 오는가. 사상 최대 규모의 허리케인인 ‘카트리나’가 세계 석유 및 정유시설의 심장부인 멕시코만을 강타하자 전세계가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멕시코만의 피해상황에 따라 국제원유 가격이 폭등하는 ‘3차 오일쇼크’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멕시코만은 하루 150만배럴의 석유를 생산, 미국 석유공급량의 30%(세계 석유생산의 2%)를 담당하고 있고 일일 가스생산량도 123억입방피트에 달한다. 미국의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카트리나가 허리케인 최고 등급인 5등급으로 중심기압 906밀리바, 시속 257㎞의 강풍을 동반한 채 멕시코만을 강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얼마나 심각한 타격을 받았는지는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카트리나가 지금까지 미국을 휩쓸었던 어떤 허리케인보다 위협적이어서 향후 수개월간 석유생산에 차질을 빚는 ‘카트리나 재앙’의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5등급 허리케인이었던 ‘앤드류’는 지난 92년 208억달러의 피해를 입혔었다. 3등급인 ‘아이반(Ivan)’은 지난해 9월 멕시코만에 상륙해 70억달러(원유 140만배럴ㆍ천연가스 65억입방피트)의 피해를 냈다. 이미 카트리나가 상륙하기 전부터 멕시코만에 있는 정유 및 석유생산이 차질을 빚기 시작했고 일부 항구의 기능이 마비됐다. 카트리나가 멕시코만으로 접근하면서 석유회사들은 발 빠르게 현지 인력을 철수시키고 설비 가동중단에 들어갔다. 로열더치쉘이 이미 하루 42만톤의 석유생산을 중단하는 등 멕시코만의 석유생산량이 약 70%(하루 100만배럴)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시설도 폐쇄됐다. 현재 하루 145만배럴(미국 전체 정유능력의 8.5%)의 정제능력을 보유한 루이지애나 남동부의 7개 정유설비들이 가동을 멈췄으며 하루 31만톤을 정제할 수 있는 머피ㆍ콜멧 등 뉴올리언스 부근 2개 정유사도 허리케인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미국 최대의 정유사인 코노코필립스 역시 뉴올리언스 남부의 알리안스 공장을 폐쇄했다. 카트리나의 파괴력은 항구 폐쇄로까지 이어졌다. 루이지애나 연안석유항(LOOP)은 27일 오후(현지시간)부터 선적을 전면 중단, 파이프라인을 통해 비축원유를 공급하고 있다. LOOP는 외국에서 하루 평균 100만톤의 원유를 수입해 걸프만 지역의 정유사로 공급한다. 전문가들은 카트리나가 멕시코만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것으로 나타날 경우 수개월간 원유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호주 커먼웰스뱅크의 데이비드 터텔 상품전략가는 “(카트리나로 인해) 우리는 두 달 이상 (원유)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는 다가오는 수요 피크기에 최악의 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터텔은 따라서 “유일한 대안이 정부의 비축유 방출밖에 없다”고 말했다. 와코비아의 제이슨 셴커 이코노미스트 역시 “카트리나로 인한 항구와 정유시설의 폐쇄는 올해 남은 기간 계속 충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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