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기업이 실험적으로 직원의 몸에 신분증을 대신할 전자태그(RFID) 칩을 이식해 논란을 빚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오하이오주의 사설영상감시업체인 시티워처닷컴이 차세대 보안감시 장치 실험을 위해 직원 2명의 오른쪽 팔 상단부에 RFID칩을 이식했다고 보도했다.
바코드를 대체할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RFID는 물건에 전자 칩을 부착해 사물과 주변 환경 등의 정보를 무선으로 인식할 수 있는 전파식별시스템이다.
최근에는 애완동물의 몸 안에 RFID칩을 이식해 주인 확인 등에 이용하는 등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시티워처닷컴의 션 닥스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이식된 RFID칩은 신원을 확인하는 정도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실시간으로 위치추적을 할 수 있는 GPS칩과는 다른 개념”이라고 선을 그었다.
닥스 CEO는 또 “내 몸에도 같은 칩을 이식했다”며 “카드리더기와 비슷한 장치로 RFID칩의 내용을 확인할 뿐이고 이 칩 자체가 외부로 메시지를 보낸다던가 하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내 아내도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에도 이번 RFID칩 생체 이식은 기업이 직원들의 활동을 언제, 어디서나 감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기업들이 직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이 기술을 활용할 경우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행적을 추적당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신분확인 기술의 남용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리즈 매킨타이어는 “사람들이 영구히 번호가 매겨져 감시 당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매우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