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섬뜩한 장기밀매, 이게 현실이라니…

프리뷰 - 영화 '공모자들'


한·중 밀수로 푼돈을 벌어 살아가는 한 남자가 있다. 3년 전 사고로 동료를 잃은 뒤 밀수에서 손을 씻은 그는 마음에 품은 여자를 돕기 위해 장기 밀매에 나선다. 타락한 출장 전문 외과 의사, 운반책, 망잡이 등과 함께 작당한다. 공모자들의 목표 대상은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가녀린 여인. 남편과 함께 중국 여행길에 오르며 행복해 하던 여인은 여객선 안에서 납치되고 만다. 남편은 사라진 아내를 찾아 정신 없이 배 안에서 동분서주하고, 공모자들은 배 안의 사우나 안에서 여인의 장기 적출을 시도한다.

영화 '공모자들'은 한국과 중국 사이 공해상 배 안에서 벌어지는 섬뜩한 장기밀매 상황을 스크린으로 옮겨온다. 지난 2009년 중국을 여행한 신혼부부의 장기밀매 사건을 모티브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김홍선 감독은 잔인한 현실을 들춰내기 위해 1년여 간 밀착 취재를 했다. 병원, 지하철 화장실 등에 붙어있는'장기 삽니다' 광고지를 보고 직접 연락을 취해 실제 장기매매를 알선하는 브로커들과의 인터뷰까지 단행 했다는 감독은 기업형으로 운영되고 있는 장기밀매 집단의 충격적 실태를 여과 없이 생생하게 그려낸다.

영화는 숨 쉴 틈이 없다. 시종일관 어둡고 씁쓸하다. 피가 난무하고 저절로 눈과 귀를 가려야만 하는 장면이 대다수다. 장기이식이 절실한 환자와 합법적인 장기 공급의 절대적 부족, 이로 인해 법망을 피해 형성된 끔찍한 장기밀매 시장."한 명만 죽어주면 서넛은 살리고도 남아"라고 외치는 영화 속 인물의 대사를 들으며 믿기 어려운 섬뜩한 현실을 마주한다.


영화는 초반에 다소 느슨하게 전개되지만 공모자들이 탄 배가 중국 웨이하이에 다다르고 나면서부터 탄력을 받는다. 여기에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한 몫 한다. 일말의 의심조차 없었던 인물에서 기업형 장기밀매 조직의 정체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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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자들'의 장기밀매총책 영규 역을 맡은 임창정의 연기는 안정감 있다. 코미디 영화의 대표 배우로 활동을 이어가던 임창정이 스릴러물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은 스크린 속 변화된 그의 눈빛에서 자연스레 사라진다. 냉혈한 악인에서 연민이 느껴지는 소시민적 인물의 눈빛까지 촘촘히 녹여낸다.'또 다른 연기 인생을 펼쳐보고 싶다'는 그의 의지가 쉬이 읽혀진다. 30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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