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모토로라 휴대폰 사업 접는다

레이저2 실패로 지난해 4분기 3억 8,800만弗 적자<br>대주주 아이칸 구조조정 압력도 거세 분사 추진키로



밖에서는 삼성전자에 밀리고, 안에서는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의 공격을 받으면서 미국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인 모토롤라가 마침내 휴대폰 사업을 떨어내겠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일 모토롤라가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모토롤라의 지분 3.3%(7,560만주)를 확보한 3대 주주인 아이칸은 지난해 5월부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휴대폰사업과 통신장비사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을 주장해 왔다. 모토롤라 매출의 절반 가량인 휴대폰 사업부는 지난 4분기에 3억8,8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1년 전 3억4,1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급전직하나 다름없다 이는 세계적 히트 모델인 레이저의 후속 기종인 ‘레이저2’가 시장에서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이저2의 지난 4분기 출하량은 당초 시장에서 예측했던 250만대의 60%수준인 150만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휴대전화 출하량도 전년 동기대비 38%나 줄어들어 모토롤라는 지난해 휴대폰업체 2위 자리를 삼성전자에게 내줬다. 반면 삼성전자는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ㆍ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돈을 벌어 들였고, 소니에릭슨은 워크맨폰 등 고가 프리미엄폰으로 시장을 넓히는 등 모토롤라 부진의 반사 이익을 톡톡히 봤다. 문제는 모토롤라가 올해도 실적 악화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모토롤라측은 시장점유율이 얼마나 떨어질지 예측조차 못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곧 소니에릭슨에게 휴대폰 업체 3위 자리마저 내줄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하다. 올 초 취임한 그레그 브라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지난 4ㆍ4분기 휴대폰 시장 점유율이 12.4%로, 1년 사이 10% 포인트 이상 하락했지만 지금이 바닥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 미국 일리노이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IT업체인 숌부르그 등이 모토로라 휴대폰 사업부 등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아이칸은 오는 5월에 열리는 연차총회에서 자신의 입장을 반영할 이사를 지명할 의도를 밝혔다. 마크 슈 RBC캐피탈마켓 분석가는 “모토롤라의 휴대폰 사업부가 직면한 도전에 비하면 분사나 분리매각은 더 이상 새로운 게 아니다”고 진단했다. 한편 모토롤라의 무선네트워크 사업부는 지난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5%, 셋톱박스 사업부는 11% 각각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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