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1세기 블루오션, 여심을 잡아라] 한국지엠

여성委 활동 속 다양한 감성마케팅 빛발해<br>색상 등 여성고객 배려 늘려<br>'쉐비 케어' 서비스도 큰 인기

세계 여성의날 100주년과 쉐보레 브랜드 국내 출범을 맞아 지난 3월 열린'한국GM 여성의 날' 행사에서 마이크 아카몬(오른쪽) 사장과 임신옥 인사부문 부장(여성위원회 소속)이 여성의 날 원년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지엠


한국GM이 지난해 청계광장에서 열린 유방암 예방을 위한 핑크 리본 캠페인에서 모나코 핑크 스파크를 전시하며 여성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제공=한국GM

한국GM은 전체 고객의 20%에 육박하는 여성 수요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감성에 민감한 여성 운전자를 배려한 각종 편의사양, 디자인, 그리고 색상으로 여심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여성위원회가 있다. 이 회사는 직장 내 성평등 증진, 여성 인력 개발 및 채용 확대를 통해 모든 직원의 잠재력 개발을 극대화하고 기업에 대한 공헌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05년 3월31일 여성위원회를 발족했다. 올해로 7년째를 맞는 여성위원회는 선후배 여직원 멘토링 프로그램, 성공한 여성 리더와의 정기적 만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사내 여성 인력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여성대상 마케팅 활동인 M2W(Marketing to Women)를 통해 여성의 세심한 감성을 반영한 제품 기획, 개발,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각 부문에서 선발된 10명의 여성위원회 임원들은 여성 인력의 공정한 인사평가와 승진 및 능력개발 기회 제공, 일과 생활의 균형 실현, 남성 인력의 인식 변화 등 근무환경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이 외에도 육아, 탄력 근무제, 성희롱 예방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여성 인력 채용 확대 및 제품 개발 과정에서도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여성위원회의 강점은 마케팅 부분에서 빛을 발휘한다. 여성위원회 여직원들은 한국지엠의 모든 차량을 시승하며 외관ㆍ인테리어ㆍ주행 및 엔진 성능 등 제품을 평가해 차후 제품개발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의견을 제시하고 적극적인 차량 홍보에도 앞장서고 있다. 마이크 아카몬 한국GM 사장은 "많은 여직원들이 제품 기획, 개발, 생산, 디자인, 마케팅 등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며 회사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내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에 발맞춰 여성인재 채용확대와 맞춤형 인재육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성위원회의 활동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 또한 핑크색 스파크의 인기에 힘입어 전체 고객의 20% 가량이 여성 고객인 만큼 브랜드 매니저와 마케팅 담당 직원 등이 참여하는 M2W를 조직, 여성 고객의 입장에서 제품을 평가하고 여성 마케팅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여성위원회 활동을 바탕으로 한국지엠은 기존에 시장에서 선보였던 마케팅 전략과 차별화된 감성 마케팅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지엠은 9차례에 걸쳐 900쌍의 예비신랑, 신부에게 주말 웨딩카로 100대를 지원하는 알페온 웨딩 에스코트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1월에는 연인, 친구, 가족 등 총 180명이 각각 6일 동안 2011년형 라세티 프리미어를 시승하는 이벤트에서 추첨을 통해 '베스트 로맨틱 커플'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여행 상품권 등을 제공했다. 한국GM이 제공하고 있는 '쉐비케어(Chevy Care)' 서비스도 여성 운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남성 운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동차 관리나 정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여성 운전자에게 사후 고객 서비스야 말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GM은 국내 최초, 최장, 최강의 고객 서비스를 통해 꼼꼼하고 확실한 애프터서비스를 보장받고 싶은 여성 운전자의 고민을 ▦3년 무상점검 및 소모품 교환서비스 ▦5년 10만㎞ 보증수리 ▦7년 24시간 무상 긴급출동 서비스 등의 '쉐비케어 3-5-7'로 해결하고 있다. 무상점검 서비스와 함께 전 차종에 대해 3년 이내에 최대 4회의 엔진오일, 오일필터등을 무상으로 교환해주는데, 이는 경차ㆍ소형차 운전자가 많은 여성 고객들을 배려한 서비스라 할 수 있다. 또한 차종별로 보증수리를 등급화하지 않고 전 차종의 차체 및 일반부품, 엔진 및 동력 전달계통 주요 부품 전체의 보증수리 기간을 2년(60개월) 또는 10만㎞로 일률적 연장해 여성 운전자들이 차량 수리 시 잘 알지 못해 겪게 되는 손해를 막을 수 있다. 여성 운전자들이 가장 난감한 때가 갑작스럽게 자동차가 고장난 경우인데, 이 회사는 쉐비케어를 통해 보증수리 기간이 초과된 차량에 대해서도 출고일 기준 7년간은 출동비와 점검 기술료를 받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첫 핑크색 '스파크' 女心 파고들어
지난 2009년 말. 이 회사 부평본사 회의실에서는 여성위원회(10여명)의 사업성과 분과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그 해 8월 출시된 스파크(당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판매를 극적으로 끌어올리고 시장에 임팩트를 주기 위한 아이디어로 여성마케팅을 활용하자는 여성위원회의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당시 참석한 디자인센터, 영업, 홍보담당 여성위원회원들은 마케팅 부서에 파스텔톤을 중심으로 한 우먼컬러를 스파크에 적용할 것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고, 마케팅 본부는 이를 근거로 디자인센터와 2010년형 스파크에 적용될 새로운 색상을 찾아 나섰다. 자동차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핑크색상을 놓고 서너가지의 제안이 채택됐고, 노란색 두종류도 품평장에 올랐다. 품평에서는 짙은 핑크색상의 키티핑크가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4월에 열린 부산모터쇼에 선보인 것은 은은한 진주색 펄을 섞은 현재의 모나코 핑크였다. 컨셉트카 형태로 전시된 이 차량은 모터쇼장에서 젊은 여성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한국GM은 이를 확인하고 작년 7월5일 이 색상을 정식 판매 모델로 시장에 출시했다. 모나코 핑크색 스파크의 인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첫달부터 가장 많은 계약이 들어왔고, 한국GM 관계자 조차도 놀랄 정도였다. 전체 9가지 색상의 스파크 모델 중에 최다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까지 30%에 육박하는 계약률로 아이슬란드 블루(18%), 삿포로 화이트(18%), 맨하탄 실버(16%), 벨기에 브라운(9%) 등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무채색계통(흰색, 은색, 검정색)을 제외하고 특정 색상이 25%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국내 유일의 핑크색 차량 출시는 모험적인 시도였으나 결과적으로 여성 고객들의 취향을 잘 반영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국GM이 모나코 핑크 스파크의 구매층을 분석한 결과, 20~30대의 구매비율이 80% 가량 차지하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젊은 구매자는 부모 명의로 차량구입을 하는 경우도 상당히 있기 때문에 모나코 핑크 스파크의 고객 중 90% 이상이 여성운전자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흐름과 여성의 심리를 파악한 핑크색 스파크는 여성마케팅의 성공사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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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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