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AT&T,공격경영 불붙었다

◎신임 암스트롱 회장 취약사업 대폭정리/지역전화·인터넷 등 핵심분야 집중투자미 최대 통신업체인 AT&T사가 사령탑을 교체하면서 과감한 공격경영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번에 들고나선 무기는 경비 절감과 투자 확충. 불필요한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인력을 대폭 줄이는 대신 여유자금을 핵심분야인 지역전화나 인터넷·국제서비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여기에다 관료주의 타파와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조직 간소화, 보상제 도입을 비롯한 임금체게 재조정도 포함됐다. 이같은 야심찬 구상을 앞장서 이끌고 있는 것은 지난 10월말 취임한 마이클 암스트롱 회장(59). 그는 취임이후 한달여동안 미전역을 순회하며 종업원들과 고객들을 만나고 회사실태를 일일이 점검하면서 인수·합병(M&A)까지 망라한 전면적인 경영전략을 새로 다듬고 있다. 암스트롱 회장은 이미 90년대초 방위산업체인 휴즈사를 맡아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전개한 승부사적 기질을 갖고 있어 AT&T의 위기도 충분히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때문에 그가 취임한 이래 한달새 주가는 19%나 뛰어올라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AT&T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향후 몇년간 1백20년의 회사 역사상 가장 거센 파고를 맞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사업인 장거리전화의 경우 베이비 벨사의 신규 진출로 매출 감소가 우려되고 있으며 인터넷사업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지역전화사업에서도 월드컴같은 경쟁업체에 뒤쳐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맞서 암스토롱 회장은 마케팅활동에 집중하면서 부실사업을 대거 매각, 가장 낮은 요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사업구조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 일단 자회사인 유니버셜의 신용카드와 금융서비스분야가 매각대상에 포함됐으며 무선호출기도 곧 매각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최소한 수십억달러의 밑천을 새로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해외서비스를 강화하고 네트워크 투자를 확충하는가 하면 SBC와의 합병도 다시 추진하고 나섰다. 대형 지역전화업체와의 협력관계 구축도 그가 중시하는 대목이다. AT&T는 또 전화사업 강화를 위해 지역전화 교환업체인 CLEC를 비롯해 중소통신업체를 인수하거나 일부 주식을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M&A가 펼쳐질 전망이다. 현재 물망에 오르고 있는 기업들만해도 텔레포트 커뮤니케이션그룹, 윈스타 커뮤니케이션, 맥레오드USA사, 아메리테크 등 십여개사에 이르고 있다. 암스트롱회장의 내년 사업목표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비용 절감.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달성한다는게 그의 목표다. AT&T는 이를위해 내년말까지 연간 총비용중 26억달러를 줄인다는 게획을 세워놓았다. 자회사인 SG&A사는 매출액의 29%를 차지하고 있는 비용을 20%까지 크게 낮출 방침이다. 심지어 사무실공간을 축소하고 전용비행기를 처분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또다시 수천명의 종업원들이 정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 강력한 AT&T」를 만들겠다는 암스트롱의 실험이 「통신업계의 공룡」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정상범 기자>

관련기사



정상범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