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 깜언 한꾸옥"(Xin Cam On Han Quoc, 한국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5일 한국수출입은행과 베트남 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공여계약 서명식을 마친 후 부반닌(Vu Van Ninh) 베트남 재무부 장관이 내게 건넨 얘기다. 베트남의 젖줄인 메콩강을 남북으로 잇는 '밤콩 교량'건설에 EDCF 유상차관 2억달러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장장 3㎞에 달하는 이 거대 교량이 완성되면 교통ㆍ물류의 이동속도가 현격히 빨라져 베트남 경제성장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높은 기술력을 지닌 우리 기업들이 현지 업체들과 함께 공사에 참여함으로써 실질적ㆍ호혜적 경제협력의 성과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EDCF는 개발도상국의 개발을 지원함으로써 '다 함께 잘사는 세계 건설'을 추구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경제개발원조기금이다. 글로벌 상생(相生)을 만들어가는 '종잣돈'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세계 각국이 지원해 준 원조금 600억달러(70조원 상당)를 발판 삼아 불과 50년 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로 도약했다. 나아가 2009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 정식 회원국 편입을 계기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탈바꿈해 이젠 국제원조 규범까지 주도적으로 만드는 위치에 서게 됐다. 우리가 추구하는 개발원조는 개도국에 대한 경제적ㆍ정치적 영향력 발휘가 아니라 개도국과의 경제협력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소중한 개발경험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 기업이 개도국 개발에 참여하고 개도국은 노하우를 배워 개발참여자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경제협력모델을 구축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오는 11월 부산에서는 '제4차 세계개발원조총회'가 열린다. 적극적 외자유치와 수출주도형 경제로 비약적 경제성장을 이뤄 세계를 놀라게 한 우리나라가 성장 노하우와 경험을 전수하는 개발원조 엑스포를 개최하는 것이다. 이번 총회 개최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개발원조 선진국 반열에 당당히 오르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