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전기절약 급하다더니…

경기회복에 따른 산업 전력과 냉방 수요가 크게 늘면서 올 여름 전력 대란의 위기감이 일고 있다. 지난 22일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과 10개 전력회사 및 관계기관장들은 한자리에 모여 국민에게 '전기를 아껴 써달라'는 호소문에 가까운 대국민 담화문을 예년보다 서둘러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정부와 전력업계가 전력사용 현황에 대한 적극적인 정보공개에는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국내 주요 전력 관련 회사 및 기관 가운데 실시간으로 하루 전력 사용량을 공개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전력 관련 회사들이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하루 전력사용 현황을 공개할 경우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전력사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경각심을 줄 수 있지만 전력회사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전력 공기업 중에서 홈페이지에 전력사용 현황을 공개하고 있는 곳은 전력거래소가 유일하다. 그러나 이마저도 당일 사용량이 아닌 전날 사용분을 게재하고 있어 에너지절약 차원에서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여타 전력 공기업들의 상황은 말할 것도 없다. 한국전력 메인 홈페이지에는 오늘의 주식시장 시세와 자사 주가는 노출돼 있지만 방문자들을 위한 하루 전력사용 현황공개는 없다. 이는 발전을 담당하고 있는 5개 발전회사와 에너지절약을 책임지는 에너지관리공단, 이를 관할하는 지경제 홈페이지도 모두 마찬가지다. 일본이 대지진 이후 전력수급이 크게 악화되면서 에너지절약을 위해 방송이나 포털 등에 실시간으로 전력상황을 내보내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당장 일본과 똑같은 시스템을 갖출 필요는 없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력회사를 중심으로 전력사용 피크철 만큼은 하루 하루 급증하는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국민에게 알림으로써 스스로 절약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게 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정부와 전력회사들의 선언적인 절약 구호보다는 국민의 마음을 자극할 수 있는 실질적인 홍보가 더욱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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