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4ㆍ27 김해을 보궐선거에서 후보 단일화에 최종 합의하면서 선거구도가 새로 짜이게 됐다. 야권은 단일화로 승산이 커졌다고 보는 반면 한나라당은 긴장상태에 들어갔다.
민주당ㆍ민주노동당ㆍ진보신당ㆍ국민참여당 등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4단위는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해을 지역에 대해 후보 등록기간 이전에 예비후보 간 적합도 여론조사 방식으로 단일후보를 정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10~11일 전화로 곽진업 민주당 후보, 김근태 민주노동당 후보,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 가운데 가장 적합한 야권 단일후보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했다. 단일후보는 후보 등록일인 오는 12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모두 단일화 협상타결 과정에서 일정한 양보심을 보여줬다. 민주당은 참여당에서 요구한 적합도 방식의 여론조사를 받아들였고 참여당은 그간 주장해온 1차 예선 방식을 접고 3자 간 여론조사를 수용했다.
야권 단일화 타결로 김해을 보궐선거의 판세는 혼란에 빠지게 됐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모두 단일후보로 자당 후보가 나설 경우 충분히 선거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영향력이 강하게 남아 있는데다 17~18대 총선에서 민주당 의원을 경남에서 유일하게 배출했던 지역인 만큼 한나라당의 텃밭이라도 불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단일화로 야권 지지층을 결집해 한층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는 게 야당의 판단이다. 양당은 주말 김해에서 각각 대규모 세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예상된 수순 아니냐"면서도 판세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으며 김태호 후보의 개인적 역량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배은희 대변인은 "선거철마다 재연되는 야합정치는 '후보 단일화' 없이는 국민 앞에 당당히 나서지 못하는 야권의 무능력함과 비겁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일축했다. 당 관계자는 "'힘든 싸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도지사 출신에 '선거의 달인'인 김 후보가 개인기로 만회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