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여만에 환율이 1천10원선을 회복함에 따라앞으로 추가상승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수급측면에서는 여전히 불안한 요소가 없지 않지만 시장여건은 상승기류가 강하게 조성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 전자 관련 대기업이 예상밖으로 달러물량을 계속 쏟아내고 있어 외환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5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번주들어 모두 4차례에 걸쳐 1천10원돌파를 시도한 끝에 24일 마침내 1천13.30원에 폐장, 한달여만에 1천10원선을 회복했다.
지난 21일은 1천9.30원까지 오른 후 1천9.10원에 마감됐고 22일은 장중 1천15.00원까지 치솟았으나 장끝무렵 수출업체들이 쏟아낸 달러매물 때문에 1천9.40원에 머물렀다.
23일 역시 오전 1천15.50까지 올랐으나 오후들어 어김없이 수출업체들의 매물때문에 1천8.60원에 장을 끝냈다.
24일에도 1천14.80원까지 오른 후 한때 1천8.70원까지 추락, 1천10원 돌파에 실패하는 듯 했으나 장막판 당국의 개입성 매수세로 1천13.30원에 마감됐다.
환율상승의 주요 에너지는 우선 엔/달러 환율이 106원대로 올라선 것과 함께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16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외국인들의 주식매도 자금 가운데 상당액이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로 바꿔져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것이 외환당국의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최근 금리인상을 단행, 달러강세 분위기를 조성한 것도 환율상승 분위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의 달러약세 기조가 3년간 지속됨으로써 이제 강세기조로 전환할 시점이 됐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점도 환율상승 분위기에 한몫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감안하면 환율은 충분히 상승하고도 남지만 최근 4차례의 시도끝에 겨우 1천10원 돌파에 성공한 것은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는 것이 외환당국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중소수출업체들이 계속해서 오후장에 집중적으로 수출대금(달러)을매도, 환율 상승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분석을 하고 있으나 외환당국은 이 정도의 물량만으로 상승세를 꺾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외환당국의 고위관계자는 "전자관련 모 대기업이 최근 달러를 집중적으로 매도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 기업은 자체 수요부품 수입의 결제용으로 달러가 필요할수도 있으나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 전량을 외환시장에서 쏟아냈다"고 전했다.
1천15원선에서 추가상승을 못하고 주저앉은 배경에 대기업의 수출대금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외국인들의 주식배당액 해외송금이 이달말부터 가시화되면 환율은 본격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며 이러한 분위기에서 수출업체들의 매물만 적절히 소화될 경우 1천15원을 넘어 대세 상승국면이 확고히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