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초·중·고 학습량을 20%씩 줄이면 연쇄효과가 일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쯤에는 기존의 절반밖에 배우지 못한다"며 "일본이 10여 년 전 학습량 감축으로 유토리 교육을 시행했다가 하향평준화로 실패한 전례를 우리가 답습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한헌수 숭실대 총장은 "현재와 같은 입시 제도 아래에서는 아무리 좋은 교육 정책을 만들어도 무산될 것"이라며 "창조경제도 교육 틀부터 창의적으로 바꿔야 이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아이들이 과학·수학에 일찌감치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공교육 혁신을 강조했다. 사교육 현장에서 2~3년 빠른 선행 학습에 매달리다 보니 학생들이 과학·수학을 어려워하고 정작 학교에서는 조는 등 악순환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학 미래부 미래인재정책관은 "모두가 수학올림피아드에 나가고 과학고에 진학할 수 없는데 평범한 학생까지 학원에서 지나치게 어려운 내용을 공부하고 겁을 먹는다"고 지적했다. 박 한림원장은 "국가 교육 정책은 학습량 감축이 아닌 공교육 정상화에 맞춰져야 한다"며 "초·중·고는 물론 대학에서까지 낮에 자고 밤에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서는 안 된다"고 걱정했다.
한 총장은 "모든 국민이 기초적 과학 소양을 갖춰야만 융합적 사고능력이 가능해지고 1인당 국민소득 5만~7만 달러 시대에 도달할 수 있다"며 "과학적 사고를 기르는 일은 전체 국민의 합리적 의사소통 능력 배양은 물론 민주적 역량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정책관은 "창업중심 형태로 이공계가 주류를 이룰 수밖에 없어 과학교육의 수준을 높이기위해 인재양성5개년계획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경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