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고전 '한 여름밤의 꿈'은 전 세계 여름 공연가의 단골 레퍼토리다.여름 밤의 몽환적 소동을 통해 네 청춘 남녀의 얽히고 ?鰕? 사랑을 그리는데 유쾌하고 낭만적이어서 온 가족이 즐기기에도 적당하다. 하여 여름이라면 전 세계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올해 국내에서도 '한 여름 밤의 꿈'이 어김없이 관객을 찾아온다. 각각 농익은 번안극과 셰익스피어 전문 연출가의 연출로 이 대문호의 고전이 옷을 갈아입는다. 준비된 두 작품 모두가 뮤지컬인 점도 이채롭다.
우선 극단 미추(대표 손진책)의 번안 뮤지컬 '한 여름밤의 꿈'은 내달 3~11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야외극장에서 공연된다.
원작의 골격은 유지하되 등장인물과 상황, 정서 등을 한국적으로 각색한 '한국형 뮤지컬'이다. 태백국 태자와 공주의 결혼식을 중심으로 알평, 가섭, 유화, 아령 등 네 젊은이의 사랑 소동을 그린다.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공연, 3회 동안 줄잡아 3,000여명을 불러모으기도 했다.
한국적인 춤, 노래, 의상, 만담 등이 등장, 원작과는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게 공연의 강점이다. 또한 야외극장을 무대로 활용해 '한 여름밤' 분위기를 객석까지 연장시켰다.
관객들의 자유로운 참여가 가능한 '열린 무대'도 야외 공연의 특색이다. 윤문식을 비롯, 미추 단원 26명이 출연하며 12인조 미추관현악단이 음악을 연주한다. 공연 말미에는 불꽃놀이도 열린다. (02)780-6400
한편 뮤지컬 '한 여름밤의 꿈'은 오는 30일부터 8월25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과 한전아츠풀센터에서 공연된다. 국립극장 공연은 내달 11일까지이며 13일부터는 한전아츠풀센터로 장소를 옮긴다.
최근 막을 내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주인공 크리스틴 역을 맡았던 이혜경과 탤런트 박상원, 뮤지컬 배우 서영주, 배혜선 등이 출연한다.
한편 영국 출신 셰익스피어 전문 연출가 패트릭 터커가 연출을 맡아 눈길을 끈다. 터커는 독일, 캐나다, 호주, 미국 등에서 130여 편의 셰익스피어 작품을 무대에 올린 바 있는 연출가.
국내에서도 '베니스의 상인'(1983년), '한 여름밤의 꿈'(86년), '레 미제라블'(88년)을 공연한 바 있다. 현재는 영국 오리지널 셰익스피어 컴퍼니에서 활동 중이다.
김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