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 고용시장 '피의 목요일'

하룻새 해고통보 2만명 넘어… '감원 태풍' 전방위 확산될듯


감원 바람이 갈수록 거세지며 전 세계 고용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5일 AP통신은 지난 4일 하루동안 나온 해고 통보만 2만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해고 추세는 전 분야의 대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는데다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는 수단으로 앞다퉈 감원을 선택하고 있어 앞으로도 더 확산될 것이라는 평가다. 미 최대 통신기업인 AT&T는 이날 전체 인력의 4%인 1만2,000명을 내달부터 2009년까지 해고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학 분야 대기업인 듀퐁도 정규직 2,500명 등 6,500명을 줄이고 노동 시간도 단축할 방침이라고 공지했다. MTV, 파라마운트 등을 소유한 미디어그룹 비아콤도 전 직원의 7%에 해당하는 850명을 해고하겠다고 통보했다. 앤드류 글래드힐 무디스 이코노미스트는 "목요일 감원 조치는 통신회사, 은행, 화학업체, 세일즈 등 전 분야의 대기업에서 발생했다"며 "단순히 해고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서나 일어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융분야 감원도 계속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은 이날 전 세계 지점의 투자은행(IB) 분야 등에서 인력의 11%에 달하는 5,3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감원 무풍지대로 평가 받던 사모펀드에서도 첫 다량 해고 사태가 발생했다. 기업 매수 전문인 칼라일그룹은 이날 설립 이래 처음으로 전 인원의 10%인 100명을 감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량 감원은 특히 연휴 직전에 나타나 고통을 더했다. "업체들이 일반적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의 해고를 삼가해 온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로버트 왈린 ECO노스웨스트 컨설팅회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해고가 계속되는 까닭은 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 감소가 주된 원인이다. 그러나 내년 경기 전망에 대한 선제성 조치로 감원을 선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비용 감소의 가장 쉬운 방법은 고용 축소이기 때문이다.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은 11월부터 PB분야가 호전조짐을 보이며 약간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연간 비용 감소를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미래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가정들은 벌써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다. 국제쇼핑센터협회 자료에 따르면 11월 쇼핑시즌의 매출도 1969년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소매지출은 미국 경제 활동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소비가 축소되면 통상 비용 감소를 위해 더 많은 해고가 뒤따른다. 비즈니스위크는 경기부양안이 발효되는 내년에 해고 조치가 줄어들어야 하겠지만 그보다는 2010년까지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 전망했다. 실업은 후행 지표라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도 한동안 지속되는 특성이 있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1년 11월 경기침체가 종료된 이후에도 해고 조치는 2003년 8월까지 계속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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