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리 더 오르기 전에 자금 확보하자"

올 기업 45곳중 12곳 회사채 발행 2개월~3년 앞당겨


GS칼텍스는 지난 2008년 9월 해외에서 발행한 3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사채를 갚기 위해 28일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만기가 7월로 6개월이나 남았지만 더 머뭇거렸다가는 금리가 올라 비용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특히 발행금리도 기존의 7.7%에 비해 3.5% 포인트나 낮은 4.2%로 결정돼 회사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리가 상승세를 타자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미리 확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28일까지 금융 당국에 회사채 발행 신고서를 제출한 45개 기업 중 12곳이 당초 상환기일보다 짧게는 2개월, 길게는 3년 이상 앞당겨 자금조달을 시도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기업 4곳 중 1곳은 필요자금을 미리 조달하려고 한 셈이다. 한솔제지는 5월에 돌아오는 회사채 400억원과 2월 만기어음 30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31일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며 미래에셋증권도 25일 중장기 조달자금 확대를 위해 2,000억원의 운영자금을 채권을 통해 조달했다. 미국 전선업체 슈페리어에섹스를 인수하기 위해 LS전선이 설립한 지주사인 사이프러스인베스트먼트도 2월7일 3,253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만기가 9개월 이상 남은 부채를 갚기로 했다. 특히 영남상호저축은행의 경우 2014년에 갚아도 되는 후순위 회사채를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상환하겠다며 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미리 확보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기업들이 만기가 되기 훨씬 이전부터 자금조달에 나서는 것은 금리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용등급 AA-인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지난해 12월6일 4.0%로 바닥을 찍은 뒤 두 달도 채 안 돼 0.67%포인트나 뛰었다. 더욱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물가급등으로 정부에서 금리정책을 더욱 타이트하게 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상대적으로 발행비용이 쌀 때 회사채를 발행하자는 기업의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 회사채 인수 담당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금리가 올라가면서 더 오르기 전에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최근 회사채시장으로 많이 몰리고 있다"며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자금조달을 앞당기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채권 담당자는 "연내 자금수요가 있는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자금조달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음달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만큼 필요자금을 미리 당겨 확보하려는 회사들도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