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양안 경제교류 활성화 첫걸음/직항 의의와 문제점

◎양측 주민 “1국 2체제원칙 포기아니냐” 불만/3불통정책 고수여부·국기게양 등 문제 산적중국 국민당 정부가 대만으로 쫓겨온지 48년만에 양안간의 실질적 직항이 이루어졌다. 중국의 하문원양운수총공사 소속의 성달호는 19일 복건성 하문을 출항, 2백70㎞의 직항로를 16시간 항해끝에 이날 하오 9시15분께 대만 남부 고웅항에 입항했다. 세인트 빈센트 선적의 이 화물선(5천t급)은 환적용 컨테이너 30개만을 하역한후 5시간여만에 하문으로 돌아갔다. 성달호에 이어 복건성 대외무역센터해운회사 소속의 화영호가 20일 복주에서 고웅에 도착, 직항의 두번째 테이프를 끊었다. 대만측은 입영해운과 만해해운 소속 선박들이 오는 24일 하문항으로 출항을 준비중이다. 중국 화물선의 대만 입성은 양안간 직접교류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 우선 의의를 둘 수 있다. 하역된 규모가 「컨테이너 30개」에 불과해 첫 직접 교류로는 제한된 양이지만 이번 교류가 양안간 경제교류가 활성화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대만 경제인들이 이번 직항을 계기로 대본토 경제교류에 대한 정부측의 폭넓은 개방을 요구하고 나선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중국측도 오는 7월 홍콩 반환과 맞물려 이번 직항이 양국간 통일을 위한 새로운 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일단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번 직항에도 양안간 경제교류의 장애물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완전한 직항의 실현에는 여전히 파고가 높으며 해결해야 할 문제 역시 산재해 있다는 얘기다. 우선 대만 주민들의 반응이다. 고웅항 주민들은 중국 화물선의 입항소식을 듣고 부두에 몰려와 입항 광경을 지켜봤지만 시큰둥했다는 것이 홍콩 언론들의 보도이다. 고웅항의 한 컴퓨터 상점 점원인 이학자씨는 예전에는 3불통(불통상·불통우·불통항) 정책을 고수하더니 이제 모든 제한이 풀어지는 것같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국기 게양」 또한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중 하나다. 성달호 입항시 고웅 항만당국은 국제관례에 따라 마스트에 대만의 청천백일기게양을 강요하다 석양후에는 이를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 규정을 적용했지만 앞으로 이는 두고 두고 문제를 야기할 전망이다. 중국은 1국가 2체제 원칙에 의거, 대만을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청천백일기를 게양할 수 없는 입장이고 대만은 중국 항구 입항시 중국의 오성홍기를달겠다고 주장, 여전히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밖에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입항도 고웅항 외곽에 설치된 역외보세구역에 제한되며 ▲제3국 선적으로 제3국행 화물만을 환적할 수 있어 이는 1국가2체제 원칙에 위배되고 진정한 직항이 아니라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강택민 국가주석겸 당총서기는 이번 취항을 최종 재가하기는 했지만 외부에 크게 선전하지 말고 조용히 추진하라는 지시를 내림으로써 대만 사무판공실의 이러한 불만에 일리가 있다는 점을 시인했다. 직항을 서둘러 실현하느라고 자칫 1국가 2체제 원칙을 포기하고 대만이 독립국이라는 인상을 준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대만도 이번 대만 해협 취항이 행여 3불통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될까 우려해 직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에 바쁘다. 대만은 오는 7월1일 주권이 반환되는 홍콩과의 지속적인 통항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중국측의 압력에 따라 고웅항을 개방하게 됐지만 직항일 경우 대만 존립의 근거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양안은 이밖에 조만간 항공로도 열 예정으로 알려져 양안관계는 3통이 실현되는것이 막을 수 없는 대세의 흐름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중국과 대만이 명분과 실리를 앞세우며 벌일 정치, 외교, 경제전략에 따라 변화무쌍한 파노라마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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