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1월 10일] 보험산업 소액지급결제시스템 참여 논란

최근 보험산업에 소액지급결제시스템 참여를 허용하는 법안이 입법 예고되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논의의 대상도 참여형태, 지급결제 리스크, 지급서비스 대상상품 등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이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왜 세계적으로 비(非)은행 금융기관의 지급결제시스템 참여가 확대되고 있는지 문제의 본질부터 다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캐나다ㆍ유럽연합(EU) 등은 지급결제수단과 금융 인프라의 비약적인 발달에 따라 지급결제서비스가 더 이상 은행의 전유물이 될 수 없으며 따라서 상호 경쟁을 통해 시장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점을 제도 도입의 취지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의 경우 직접 청산자인 은행 사이의 충분한 경쟁을 전체 지급결제서비스 시장의 효율성에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결국 제도 도입의 취지는 지급결제서비스에 ‘독점력을 배제한 공정한 시장 경쟁의 도입’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논쟁은 제도 도입의 기본 취지를 벗어나 있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사실 국가마다 지급결제시스템의 유형에는 차이가 있고 비은행 금융권의 지급결제시스템 참여 방식도 서로 다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01년에 허용된 상호저축은행 등 서민금융기관의 소액지급결제시스템 참여 경험이 있다. 이들의 경우 개별 기관들의 부실 문제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순채무한도의 설정, 은행을 통한 차액정산 및 담보예치 등을 기반으로 지급결제 리스크를 초래하지 않았다. 그러나 보험산업의 경우 추가적으로 지급결제용 자산의 계정 분리와 전액 외부예탁을 요구해 지급결제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했음에도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상품에 있어서도 캐나다의 경우 보험회사의 고유계정인 거치연금과 같은 상품의 활용을 허용하고 있으며 EU는 분리계정과 원금보전에 대한 보증을 요구하지만 전액 외부예탁까지 요구하지는 않는다. 상품의 설정에 있어서도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는 문제인 것이다. 최근의 논란을 보면 은행권은 명확하지도 않은 부작용을 침소봉대하거나 천문학적인 가입비를 요구하는 등 진입장벽을 높여 시장 경쟁 도입이라는 제도 도입의 취지 자체를 흐리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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