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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의 직장 여성 박모씨는 얼마 전 청담동 아디다스 매장에서 새로 론칭한 '아디다스 스텔라 스포츠'라인의 브라탑, 레깅스, 티셔츠, 트레이닝 재킷, 러닝화 등 풀세트를 샀다. 주말에 동호회원이나 친구들과 한강변을 달리는 일이 잦아지면서 '드레스업'이 필요해서다. 박씨는 "마라톤 대회가 갈수록 늘고 있는데 스포츠웨어를 제대로 갖추면 운동의 능률도 오르는 것 같다"고 웃었다.
젊은 여성들이 스포츠 시장의 VIP로 대접받고 있다. 운동을 통해 멋진 몸매를 가꾸려는 여성 인구가 급증하면서 스포츠업체마다 남성 위주의 제품군을 여성 라인으로 확대하거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한다. 특히 레이스 대회 등 브랜드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스포츠 행사를 경쟁적으로 열고 있다.
이우진 아디다스 트레이닝 사업부장은 "운동할 때 땀에 젖은 모습을 싫어하던 여성들이 요즘 열심히 달리고 운동하는 것을 자리 관리를 위한 아름답고 건강한 모습으로 인식한다"며 "젊은 여성들 사이에 블로그나 SNS에 운동하는 모습을 올려 뽐내는 것이 핫 트렌드"라고 말했다.
이를 증명하듯 '건강한 축제'로 자리잡은 레이스 대회 여성 참여는 갈수록 느는 추세다.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한껏 멋을 내고 달리는 뉴발란스 '컬러런'의 여성 비중은 지난해 60%를 넘어섰고 올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0일 45초 만에 선착순 마감된 뉴발란스 10km 마라톤 대회 '뉴레이스 서울' 역시 여성 참가자가 올해 처음 남성 비중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아디다스 또한 오는 5월 '2015 아디다스 마이런 부산' 10km 부스트 레이스를 열고 지역 여심 잡기에 나선다. 퓨마코리아도 5월 국내 처음으로 '이그나이트 서울 레이스'를 열고 젊은 여성들의 참여를 권장할 계획이다. 홍대에서 출발해 서강대교를 통해 여의도 공원으로 이어지는 10km 코스며, 종료 후 애프터 파티도 마련해 여심을 유혹하겠다는 생각이다.
뉴발란스 관계자는 "브랜드 대상 층을 넓히고 팬을 확보하기 쉬워서 레이스 행사를 기획하는데, 여성은 남성과 달리 제품 하나만 사지 않고 상하의를 맞춰 입는 경향이 많아 최근 스포츠업계의 갑으로 통한다"고 귀띔했다.
스포츠 브랜드들은 이런 추세에 맞춰 여성 트레이닝 라인을 강화해 주력 부문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아이다스 by 스텔라맥카트니는 올 봄 기존 라인보다 가격을 20~30% 낮추고 더욱 젊어진 '스텔라 스포츠' 여성 라인을 내놨다.
푸마 역시 올 상반기부터 여성 트레이닝 라인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피트니스 브라와 탱크탑을 일본에서 디자인해 제작했고, 여성 층을 타깃으로 날렵한 디자인과 뛰어난 쿠셔닝이 특징인 '이그나이트 러닝화'를 이달 출시했다. 하반기에는 미국의 유명 가수 리한나와 여성 트레이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파트너십을 맺어 리한나 라인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