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음주골프, 스코어에 득(得) 혹은 해(害)!?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직장인 중에 점심 때 식사에 곁들여 소주 한두 잔을 마시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시작은 가벼웠으나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마시는 경우도 자주 벌어지지만…. 또 등산을 끝내고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잔은 한주의 피로를 날리는 청량제와 같다. 이처럼 운동을 끝낸 후 마시는 술은 언제나 상쾌한 느낌을 준다. 골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여름철 라운드에서 시원한 맥주는 빼놓을 수 없는 인기 품목이다. 라운드를 출발하기 전에 클럽하우스나 스타트하우스에서 이미 알코올로 몸을 어느 정도 적시는 골퍼들도 있지만, 라운드 중간 그늘집에서의 얼린 맥주는 요즘 말로 '인기 짱'이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낮에 마신 술로 인해 누적된 알코올이 골프장을 나설 때까지 과연 사라질지 여부다. 음주골프를 즐긴다는 K씨는 "라운드 후의 한잔은 금물이지만, 라운드 중 그늘집에서 마시는 한 잔 정도는 괜찮다"고 자신 있게 주장한다. 적당한 양의 술은 긴장해소에도 도움이 되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라운드를 마친 후에는 알코올이 충분히 해독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연 맥주 300cc 혹은 500cc를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운전을 해도 괜찮을까. 술에 약한 사람이나 마른 체격은 분해 시간이 길다!? 1시간 안에 분해되는 알코올의 양은 맥주 1잔(200cc), 혹은 소주 1잔을 섭취했을 때다. 이것이 소주 2잔이 되면 분해 시간은 2배가 되고 3잔인 경우는 약 3배로 늘어난다. 골퍼들이 알아야 할 것은 혈중 알코올 농도를 다른 방법으로 감소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오로지 시간이 약이다. 즉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생맥주 500cc 혹은 소주 3잔 정도를 전반홀 그늘집에서 마셨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후반홀 그늘집에서 마셨다면 운전을 해선 안 된다. 아직 몸속에 알코올이 남아있기 때문에 운전하고 가다가 음주측정에 걸리는 수치가 나올 수 있다. 골프장에서 늦은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출발해야 한다. 알코올 양으로 치자면 생맥주 300cc와 소주 1잔 반, 위스키 1/2 잔 약간 많을 정도는 각각 거의 같은 알코올 수치에 해당된다. 소주 1잔을 분해하는 데 약 1시간이 걸린다고 했지만 이 분해시간은 비교적 술에 강한 사람을 기준으로 산출된 것이므로 알코올 분해 속도에는 개인차가 있다. 예를 들면 맥주 1잔에 얼굴이 빨개지는 술에 약한 사람은 술에 강한 사람보다도 분해속도가 늦고, 체중이 가벼운 사람도 뚱뚱한 사람에 비해 분해속도가 느리다. 그러므로 "누구나 1시간 정도면 괜찮다"는 의미는 아니다. 음주 운전은 단순히 교통위반뿐만 아니라 중대 사고의 원인이기도 하다. 돌아오는 길에 핸들을 잡을 생각이라면 라운드 중 맥주를 삼가는 것이 골퍼의 매너라고 할 수 있다. 라운드 중 맥주나 막걸리 1잔이 플레이에 영향을 미친다!? 더운 날씨 탓에 시원한 맥주나 막걸리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십중팔구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골퍼들이 그늘집에는 많다. 라운드 중간이나 끝난 후에 마시는 술 때문에 골프를 즐긴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골퍼들도 있다. 라운드 중의 맥주 1잔은 운전뿐만 아니라 플레이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적은 양의 술 1잔은 긴장되는 순간을 이완시키는 효과도 있지만, 한 타 한 타 승부를 생각한다면 알코올은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운전기사를 데리고 온 사람들 중 극소수는 라운드 중에 편안하게 음주골프를 즐긴다. 클럽하우스나 그늘집에서 적당히 음주를 즐기는 것도 좋을 듯하지만, 혹시 그늘집에서 1잔 마시고 난 후 티샷에서 OB가 난 경험을 한 적은 없는가. 바로 후회했을 것이다. 혈중 알코올 농도와 플레이와의 관계를 수치화한 데이터는 없지만, 개인차는 확실히 있다. 지나친 음주는 여러분의 플레이를 망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주량과 취기(醉氣)의 관계는 엄연히 존재한다. 이를 감안하면 맥주 1잔 정도는 허용될 듯하다. 너무 취하면 판단력이 둔해지고 이성이 상실돼 대범해지며 화를 자주 내게 된다. 냉정한 판단력이 요구되는 골프에서는 좋은 매너가 아니다. 골퍼 중에는 "어느 정도 술을 마시는 것이 불필요한 긴장을 줄여주므로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만약 술이 그런 효과가 있다면 골프가 직업인 프로골프 선수들은 항상 술을 마시고 플레이했을 것이다. 그러나 톱프로일수록 술을 잘 마시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지나친 음주는 골프 스코어도 망치고 운전면허도 취소될 수 있으므로 기분 좋을 정도로만 마시자. 그러면 골프도 즐거워지고 스코어도 향상될 것이다. 아웃코스에서 마신 알코올이 인코스 9홀 중에 사라진다!? 도로교통법에 의한 음주운전 벌칙은 더욱 강화되는 쪽으로 흘러왔다. 이전보다 엄격해진 기준치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0.1%일 경우에 면허정지, 0.1%이상이면 면허취소다. 이 정도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비교적 관대한 편이지만,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족쇄인 셈이다. 술 마실 때는 언제나 음주운전 측정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는 법이다. 그래서인지 자가 운전일 경우에는 1잔도 마시지 않으려 하지만, 라운드 중 술에 대한 생각은 비교적 너그러운 편이다. 그래서일까? 라운드 중 들러야 할 휴식 공간만 있으면 청량음료보다 시원한 맥주를 찾는 골퍼들이 늘고 있다. 사실 어느 골프장을 가도 식사 중인 골퍼들의 테이블에는 맥주, 소주 그리고 와인이 즐비하다. 평소 습관처럼 음주골프가 스코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생각은 없어 보인다. 그저 동반자들과 오랜 만의 라운드가 즐겁거나, 혹은 비즈니스 유대 강화 차원에서 마시는지는 몰라도 자리마다 다양한 술병이 공간을 차지한다. 겨울철에는 데운 정종이 술 진열대 중앙을 차지하고 여름철에는 시원한 생맥주와 막걸리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추세다. 술에 대한 취향이 계절 따라 다를 뿐만 아니라 술에 대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라운드 중에 마시는 술은 스코어나 음주운전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라운드를 한다는 전우선 씨(사업, 65세)는 이렇게 설명한다. "상관없을 것 같다. 앞으로 돌아야 할 홀도 남아있고, 목욕탕에서 땀을 빼면 술기운이 싹 빠지기 때문이다."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럴듯하지 않은가. 대부분 그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 시간만 주어지면 거침없이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닐까. 골프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운동이다. 몽롱한 상태에서 클럽을 휘둘러 작은 볼을 맞힌다는 것이 과연 쉬울까. 골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과연 2, 3시간 만에 알코올은 빠져나갈까. 이에 대해 홍성수 비에비스 나무병원 전문의(소화기내과)는 "알코올 분해 시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생맥주 500cc 혹은 맥주 3잔 정도인 경우, 약 3시간 안에 혈중 알코올은 분해된다. 이는 소주 3잔과 같다"라면서 "그러나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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