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떼돈 벌고도 사회환원은 '쥐꼬리'

[새로 쓰는 經濟白書] ② 양담배(중)<br>국내수요 증가 불구 기부금 비중 0.82%<br>필리핀·태국보다 낮아


426억원. 지난해 KT&G의 기부액이다. 외국계 담배회사들은 기부금을 얼마나 냈을까. BAT코리아는 2억6,794만원, 필립모리스코리아는 8,843만원을 냈다. '마일드 세븐'을 파는 일본계 담배회사는 아예 한푼도 내지 않았다. 매출이 KT&G의 7~21.6%에 이르는 외국계 담배사들이 만약 기부금을 KT&G 수준에 맞췄다면 187억원을 냈어야 하지만 실적은 3억5,637만원에 그쳤다.

시장점유율에서는 40%대 진입을 바라보면서도 기부에서의 비중은 0.82%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무엇을 뜻할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거의 인식하지 않거나 한국은 가져가는 곳이지, 베풀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로 읽힌다.


외국계 담배사들은 이에 "본사 차원의 후원과 기부는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항변하지만 유독 한국에서의 기부가 짜다는 사실은 쉽게 수긍할 수 없는 대목이다. 지난 2009년 중 BAT그룹이 사회공헌과 기부에 투입한 금액은 1,400만파운드. 순이익 142억800만파운드의 0.98%를 차지했다. BAT코리아가 이 비율의 중간만 갔어도 2009년 기부금은 6억9,625만원이 돼야 했다. 한국에서의 기부금 납부는 그룹 평균의 38.5%에 불과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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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코리아도 비슷하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이 발표한 '2008년 자선단체 기부내역'에 따르면 PM코리아가 한국의 자선단체에 기부한 금액은 14만1,265달러. 반면 일본에 기부한 금액은 62만1,050달러로 한국의 4.4배였다. 일본 담배시장이 한국보다 2.6배 정도 크다는 점을 감안해도 '한국이 홀대 받는다'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필리핀(기부액 150만6,817달러), 태국(27만1,861달러)에서의 기부도 우리보다 많았다. 국민소득이 높고 담배소비도 적은 스위스(106만8,080달러)나 독일(30만1,039달러)에서도 기부금액은 한국을 앞섰다. 결국 외국 담배회사들의 한국에서의 기부는 KT&G와 비교한 절대액에서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한 상대액에서도 미미하다는 얘기다.

한국에서 기부가 적은 이유는 점유율이 안정궤도에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들이지 않아도 소비자들이 알아서 선택해주고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외국계의 기부금은 앞으로도 크게 늘어날 것 같지 않다. 과도한 배당과 로열티로 인한 국부 유출, 낮은 기부금에도 수요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어느 지역이 외국 브랜드 담배를 많이 피우고 국민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가져올까.<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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