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정도 자신이 생기자 94년말 12년동안 다녔던 직장을 그만두고 6개월정도 준비를 거쳐 신설동 로타리 근처에 행촌소바 문을 열었다. 점포 임차료 6,000만원, 시설·비품 2,000만원 등 총 8,000만원이 들었다. 홍보나 광고는 부족했지만 맛에 대한 소문이 이어지면서 손님들이 늘어나고 단골이 생겼다. 주위에서 체인점을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권유를 듣고 시작한 가맹점이 이제 42개로 늘었다.가장 힘들었던 것은 창업시작부터 1년 이었다. 10여년간 몸 담았던 조직생활에서 벗어나 혼자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견디기 힘들었다. 예전의 생활방식을 떨쳐 버리기 위해서 몸부림쳤다. 그러나 고민만 한다고 해결책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1년이 지나자 「이것이 내인생의 마지막 보루」라는 생각이 들면서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두자녀의 교육문제도 심각했다. 집에서 뒷바라지하던 아내도 온종일 가게에 붙어있어야 했기 때문에 초등학교 2, 3학년생인 두 딸아이를 제대로 돌볼수 없었다. 어린아이들을 불러모아 사정을 이야기하고 방과후 학원스케줄을 논의했다. 고맙게도 아이들은 잘 따라주었고 시간이 지나자 아내도 여유가 생겨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지금은 월수입이 500만~ 600만원. 자랑할 만큼 많이 벌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만족한다. 앞으로 소망은 가맹점을 100여개 수준으로 늘려 메뉴개발을 통해 로열티를 받고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것이다.
내가 어려움속에서도 견딜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준비를 통해 맛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는 자신감과 『이것이 아니면 안된다』라는 열정이었다. 묵묵히 따라주고 도와준 가족들의 사랑도 빼놓을 수 없다.